노인이 웃음 지었다. “살아가는 일을 포기하지 마, 행복해지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을 포기하면 인간은 그 자리에서 썩어버릴 뿐이야." 생각을 들킨 것만 같았다. 이대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고 싶었던 것을, 그것을 원하고 있던 자신을. "이봐, 형씨. 희망을 가져. 꿈과 동경을 잊어서는 안 돼. 일어서라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먹구름 속으로 걸어 들어간들 어때, 경치가 달라지면 눈앞에 보이는 것도 달라져, 이리저리 헤맬지언정 환한 빛을 향해 나아가면 되는 거야. 그러면 언젠가 파도 너머로 육지가 보일 걸세.” 나처럼은 되지 마, 끝마디에 울음이 섞인 듯 잔잔한 파장이 일었다.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저는 선생님의 소설을 계속 읽고 싶어요. 그 이야기를 멀리까지, 그리고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