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 "내 말 좀 들어봐요.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는 겁니다" 줄리에트는 듣지 않는 척했지만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건 현재뿐이에요.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레이스는 웃옷 주머니를 뒤졌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갑이 들어있었고 내용물도 그대로였다. 그녀는 뉴욕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딸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흔히 사람들은 사진 속에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담아두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람들은 영원을 기대하며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찰칵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은 영영 사라진다. 그녀는 그들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눴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