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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 [전략의 샘] 2024.08 전설로 남은 주식 투자 시합

자본추적자 2024. 8. 27. 06:00


DB금융투자 [전략의 샘] 2024.08 전설로 남은 주식 투자 시합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DB [전략의 샘] 전설로 남은 주식 투자 시합 / 강현기 / 2024-08-18

 

✅과거 실험 사례를 보면 투자자는 주도주에 대해 일정 기간 편향된 시각을 유지할 확률 높음
✅여러 정황을 보면 주식시장은 여전히 위험 관리 필요 구간이며 주도주 역시 경계 요구됨
✅주도주의 변동성 확대를 할인 매수 기회로 삼는 것보다 할증 매도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

 

지금부터 딱 25년 전의 일이다. 이때 주식시장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펼쳐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0년 7월부터 2001년 5월까지 원숭이와 투자자 간의 주식 투자 시합을 벌였다. 공교롭게도 시합의 승자는 원숭이였다. 원숭이는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 투자자도 너끈하게 이겼다. 그 결과가 신기했던지 이듬해인 2002년에는 영국 언론사에서 다시 주식 투자 시합이 이뤄졌다. 이번에는 5살 어린이, 점성술사, 그리고 투자자가 참여했다. 그 실험에서도 직전과 비슷한 현상 이 나타났다. 5살 어린이의 투자 성과가 가장 우수했으며, 점성술사가 그 뒤를 이었고, 투자자는 매우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엄밀히 말하면 위 언급한 실험은 효율적 시장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투자자는 랜덤 하게 선택된 주식 포트폴리오를 이기기 어렵다. 그 이론을 지지하기에 적합한 실험 결과를 얻었던 것이다. (참고로 해당 실험처럼 1년 내외의 단기가 아닌 1988년부터 2002년까지 진행된 장기 투자 시합에서는 투자자의 수익률이 랜덤 하게 선택된 주식 포트폴리오보다 앞선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다만 25년 전의 실험은 의도하지 않게 효율적 시장 가설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을 말해준다.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이것이다. 왜 2000년대 초반 당시의 투자자는 랜덤 하게 선택된 주식 포트폴리오보다 너무나도 큰 차이로 패배했을까?


해당 실험을 진행한 기간은 IT 버블 붕괴 때와 겹친다. IT 버블 붕괴는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이어졌다. IT 버블 붕괴가 일어날 무렵 투자자는 그 시기의 주도주에 대하여 편향된 시각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당시의 IT 산업 관련 기업은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성장성을 의심받지 않았다. 이들 기업의 주식으로 이뤄진 주도주는 향후로도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 투자자의 뇌리에 스며 있었다. 그러므로 IT 버블 붕괴기에 그 시기의 주도주가 변동성을 높이면 투자자는 기존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할 기회라고 여기며 접근했을 여지가 있다. 바로 이점에 의하여 해당 실험이 이뤄진 기간에 투자자가 원숭이, 5살 어린이, 그리고 점성술사보다 현격히 낮은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을 여지가 있다.(필자 추정)

 


현재를 살펴보자. 필자는 올해 하반기 전망을 제시하면서부터 주식시장 하락을 언급해 왔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에 대하여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몇 가지 정황이 이를 지지한다. 1) Conference board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팬데믹 당시의 저점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먼저 내려왔으므로 이후 시차를 두고 미국 소매판매 등 경기동행지수가 내려올 수 있다.) 2)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의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권 형성 이후 최근 상승하고 있다. (향후 경기에 의구 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의 마이너스권 형성 이후 상승은 주식시장 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3) 최근을 살펴보면 주식시장의 하락 시 거래량이 많고 반등 시 거래량이 적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이와 같은 거래량 패턴은 주식시장의 하락을 가리키는 확률이 높았다.)


주도주는 그 당시의 주식시장과 운명을 같이한다. 이와 같은 속성에 기초해 볼 때 최근의 주도주인 AI 산업 관련 기업의 주식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것이 옳다. 주도주가 상하방으로 널뛰는 변동성 확대를 할인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보다는 할증 매도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25년 전 주식 투자 시합의 숨겨진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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