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BOOK리뷰] #055 옷소매 붉은 끝동 2 "내가 임금이 아니었다면 나를 연모했을 테냐?" "잘 모르겠사옵니다." 덕임은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다 “넌 언제든 날 보낼 사람처럼 거리를 둔다.” 그의 목소리가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아니지. 언제든 날 떠날 사람처럼, 이라고 해야 옳다." “거리를 두신 건 전하께서도 마찬가지시지요." “다르다. 난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물러섰지. 넌 물러서고 싶은데 어쩔 수 없다는 듯 다가왔고." 책 한줄 2022.04.23
[내돈내산 BOOK리뷰] #054 옷소매 붉은 끝동 1 어찌 여인만 사랑을 갈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막상 여인이 사랑을 갈구하면 왜 그 사랑이 도로 칼날이 되어 돌아오는지에 대한 모순은 어디에나 있었다. 세상은 사랑받지 못한 여자에게 손가락질하는 동시에 사랑을 원하는 여자에게도 욕을 했다. "숨으시옵니까?" “숨기는, 누가! 책을 찾는 것뿐이다." 어린애처럼 잔뜩 골난 대꾸가 돌아왔다. "거기 있어라. 오지 마.” 책장을 아예 뒤집어엎는지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딱 이 정도 거리가 좋다. 여기서 멀어지는 건 왠지 가슴이 아플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서 더 가까워지는 것도 무섭다. 그는 저기있고, 나는 여기 있고, 가슴이 조금 들썩일 만큼 설레고, 속이 적당히 간지럽고, 아쉽지 않게, 과하지 않게. “소인은 여기 있겠사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책 한줄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