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 6

[내돈내산 BOOK리뷰] #076 파리의 아파트

전직형사 매들린과 극작가 가스파르는 임대회사의 실수로 파리의 아파트에서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한다. 천재화가 숀 로렌츠가 살았던 집으로 여전히 그의 숨결과 자취가 배어 있는 그 집의 법적상속인은 그들에게 화가의 납치된 아들과 사망 직전에 그린 그림 석 점이 사라진 사실을 이야기한다. 매들린과 가스파르는 의기투합해 화가의 그림과 아들을 찾기 위한 수사에 착수한다. 숀의 비밀을 파헤쳐 가는 동안 두 사람은 눈앞으로 다가서는 연쇄살인마의 그림자와 대면하게 되는데,, 이제 겨우 지난 아픔을 묻어버리고,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넌 백화점에 갔다가 그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고, 다시 심장이 갈가리 찢기는 고통을 겪게 된 거야. 이미 극복했다고 믿었는데..

책 한줄 2023.01.29

[내돈내산 BOOK리뷰] #075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폴의 눈길이 나에게 머물러 있다는 걸 느낀다. 나는 그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떻게 해서 우리가 짧은 시간에 이토록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눈빛을 바라보는 게 그렇게 마음 편할 수 없다. 우리의 생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때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지닌 모순, 두려움, 회한, 분노, 머릿속에 들어있는 복잡한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품어 안아주는 당신의 반쪽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당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켜주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아마도 맑은 아침도 있을 테고, 구름이 잔뜩 낀 아침을 맞는 날도 있겠지요. 아마도..

책 한줄 2023.01.15

[내돈내산 BOOK리뷰] #066 당신 없는 나는

맞아, 인생이란 어린 시절에 타고 돌던 목마처럼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소용돌이인 거야. 좁은 침대에서 둘이 꼭 끌어안고 잠이 들 때, 긴긴 사랑을 나누고 정오에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을 때, 우리를 취하게 만드는 사랑의 소용돌이지. 우리의 인생 지도는 겹겹이 접혀있어서 우리는 지도를 가로지르는 큰길 하나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 길은 언제나 새로운 작은 길로 연결된다. - 장 콕토 문제는 내가 받았던 고통이 아니야. 고통은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파괴하지는 않아. 문제는 고통에서 비롯된 고독이야. 고독이야말로 사람의 애간장을 서서히 태워 죽이고, 세상을 등지게 만들지.

책 한줄 2022.07.02

[내돈내산 BOOK리뷰] #064 구해줘 Sauve-moi

샘이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 "내 말 좀 들어봐요.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는 겁니다" 줄리에트는 듣지 않는 척했지만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건 현재뿐이에요.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레이스는 웃옷 주머니를 뒤졌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갑이 들어있었고 내용물도 그대로였다. 그녀는 뉴욕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딸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흔히 사람들은 사진 속에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담아두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람들은 영원을 기대하며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찰칵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은 영영 사라진다. 그녀는 그들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눴던 그..

책 한줄 2022.06.18

[내돈내산 BOOK리뷰] #063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혹시 반드시 이루었으면 하는 소원이 있소?" 엘리엇이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무슨 말씀이신지?" 되물었다. "이승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이 무엇이오, 의사 선생?" 재치 있게 응수할 생각이었으나 피로가 몰려오는 데다 느닷없이 감상에 젖게 된 의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꼭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여자가 있습니다." "여자라면?" "예, 내게는 단 하나뿐인 여자죠.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단 한명의 여자." 그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저 풍선들은 사실 당신 주려고 샀던 거야." 일리나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풍선들이 미지의 종착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저게 당신의 사랑이라면 날아가 버리고 말았네." 우리는 두 눈에 붕대를 감고 현재를 통과한다. 시간이 흘러 붕대가 벗..

책 한줄 2022.06.11

[내돈내산 BOOK리뷰] #042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디오니소스의 어머니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었습니다. 제우스가 유혹해 디오니소스를 낳은 세멜레는 테베의 왕 카드모스의 딸이었죠. 그녀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한편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세멜레는 연인인 제우스에게 신들의 왕다운 위력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우스의 몸을 감싸고 있는 번개와 불을 본 세멜레는 몸이 산 채로 불태워지게 되죠. 제우스는 가까스로 세멜레의 태중에 있는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 속에 넣고 꿰맸습니다. 그 결과 간신히 아기를 구해낼 수 있었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인간이 합체해 태어난 신이죠.” 록산은 ‘디오니소스가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태어났다.’는 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을 듯했다. “디오니소스를 숭배한 풍습을 ..

책 한줄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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