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에게 보이지 않는 곳, 히노가 눈치채지 못하는 곳에서 뭔가가 떨렸다. 그 순간 나는 행복했다. 쌓아 올려온 것이 조금이라도 우리 둘 사이에 있다면 기쁠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그러면 감각의 범위가 조금 넓어진다. 그 느낌을 즐겼다. 태양의 온기, 잔디 냄새. 옆 사람의 호흡까지 느껴질 듯했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 눈을 떴다. 옆에서 그 애가 긴 머리를 붙들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 속에 뭔가 말하려 했다. 연애를 거짓으로 할 수 없게 된 나 자신을 깨달았다. "널 좋아해도 될까.” 그렇게 물었을 때는 이미 바람이 그쳐 있었다. 지금을 다 말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지금 이 순간을 생각했다. 그래. 좋아하는구나. 말로 하고는 실감했다. 나는 너를... 히노가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나를 돌아봤다.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