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어떤 것이든,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요.” 나는 정직하게 말했다. 주위를 에워싸는 개구리 소리 탓에 그말은 필요 이상으로 맑게 울려 퍼졌다. 맑고 건조하게. “이런 일은 여행지에서만 있는 일로 정해놓았다?"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었다. 상당히 신랄한 말투를 구사하는 남자다. "아뇨." 대답하고 잠시 생각했다. “장소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에게는 세상 모든 일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이에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든." 실제로 나는 눈앞의 이 남자에게 이미 흥미를 잃었다. 나는 벌써 그를 통과해버린 것이다. 방금 전의 일이 아득히 먼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혹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처럼. 와타루는 어떤데, 하고 묻고 싶었다. 와타루는 열정적이지 않아?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