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씨, 이후의 세월에 대해 내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당신은 이 괴로운 나라의 근세사를 잘 아시겠지요. 그러니 내가 그 어둠의 세월에 대해 당신에게 다시 말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런 걸 글로 쓴다는 생각만 해도 넌더리가 납니다. 게다가 이 나라가 겪은 고통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보다 훨씬 더 학식이 많고 설득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나는 그걸 전쟁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쟁들이라고 해야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크고 작고, 옳고 그른 많은 전쟁들이 있었으니까요. 영웅과 악당이 자꾸 바뀌는 전쟁들 말입니다. 새로운 영웅이 등장할 때마다 옛날의 악당을 점점 더 그리워하게 되는 상황의 전쟁들 말입니다. 얼굴들이 바뀐 것처럼 이름들도 바뀌었습니다. 나는 그들 모두를 향해 똑같이 욕을 합니다. 모두가 사소한 불화들, 저격수들, 지뢰, 폭격, 로켓탄, 약탈과 강간과 살인과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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