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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평균물가목표제가 갖는 진짜 의미

자본추적자 2021. 8. 5. 13:33

https://www.aier.org/article/average-inflation-targeting-and-expectations/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입니다. 책에서는 연준이 '고용이 너무 좋아져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덜 걱정하겠다'라고 선언한 것이라는 것과, 2021년 한 해에 나타날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과거에 2%가 안 됐던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32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평균물가목표제가 갖는 진짜 의미

 

2020년 8월 27일,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을 통해 통화정책의 큰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통화정책의 변화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미 2018년 11월부터 통화정책의 큰 틀을 검토하겠다고 공표했고 15번의 공청회와 세미나를 통해서 의견 수렴하는 절차를 가졌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2012년에 재정됐던 『장기목표 및 통화정책 전략 지침』이 8년 만에 수정됐습니다. 많은 투자자 분들에게 평균물가목표제 Average Inflation Target, AIT 도입으로 알려져 있는 연준의 이번 정책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https://www.bbc.com/news/business-53933239 / Fed relaxes inflation target in policy shift

 


첫째, 고용 관련 기준을 '괴리 Deviations'에서 '미달 Shortfalls'로 바꾸었습니다. 완전고용 수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의 '괴리'는 완전고용에 미달하는 경우와 완전고용을 넘어서는(과잉) 회복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진한 상황뿐만 아니라 너무 좋아지는 경우도 관리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제는 완전고용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입니다.

 


예를 들어 연준이 실업률 목표치를 6%로 정했다고 해봅시다. '괴리'를 신경 쓰겠다는 얘기는 실업률이 6%를 넘어서 경제가 안 좋아지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반대로 실업률이 6%보다 낮아져서 경기가 과열되는 상황도 막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미달만 신경 쓰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선 실업률이 6%를 하회할 정도로 경제가 좋아지긴 어려우니 애초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일 수 있습니다. 
이는 아무리 부양책을 과하게 써도 고용 측면에서는 경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니 경제 참가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https://app.hedgeye.com/insights/95972

 

첫 번째가 너무 과한 해석이라면,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실업률이 6%를 하회할 정도로 경기가 과열되더라도 이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정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연준은 '고용이 너무 좋아져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덜 걱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어떤 해석이 맞느냐와 상관없이 연준이 고용 관련 기준을 수정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부양 의지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spglobal.com/marketintelligence/en/news-insights/latest-news-headlines/jump-in-us-inflation-expectations-not-yet-suggesting-sustained-rebound-61961612


둘째, 물가와 관련된 전략을 “장기적으로 2%를 달성하겠다"에서 “장기간에 걸쳐 평균 2% 물가를 달성하겠다"로 수정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아웃풋 갭의 면적을 염두에 둔 정책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균 2%'라는 말은 과거의 상황도 반영하겠다는 의미니까 말입니다. 

 

https://sciencing.com/how-to-calculate-grades-with-weights-12751854.html

 

쉽게 설명해 '반에서 수학 점수가 90점을 넘는 사람이 한 명만 있으면 상을 주겠다'에서 '반평균이 90점을 넘어야 상을 주겠다'로 조건을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되면 수학을 잘하는 친구뿐만 아니라 수학을 못하는 친구의 성적도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예시를 평균물가목표제에 적용해보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한 해 2% 인플레이션 달성은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 2%에 도달하지 못했던 것까지 생각하면 그만큼 평균 2%에 도달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2021년에도 역시 시장의 관심은 '걱정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날지 여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걱정을 미리 알았는지 연준은 2020년 8월에 이야기해둔 것이죠. 반평균 성적이 90점을 넘으려면 한 명만 90점을 맞아서는 부족하다고 말입니다. 평균물가목표제의 도입은 2021년 한 해에 나타날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과거에 2%가 안 됐던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면 지금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했습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그만큼 디플레이션 압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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