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태도'입니다. 책에서는 재고의 개념으로 한 번 플러스가 된 것보다는 누적의 개념이 중요하며, 이는 아웃풋 갭의 면적으로 표현이 되는데 Deflation gap 면적을 메우기 전 까지는 긴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32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2020년 연준이 바뀐 진짜 이유
2020년 1월,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 뉴욕 연방은행 NY Fed 총재는 신년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30년 후 연준의 통화정책은 어떤 모습일 것 같습니까?" 생각에 잠긴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30년 후는 모르겠고 30년 전을 생각해봅시다. 30년 전인 1989년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이 됐고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윌리엄스는 중요한 질문을 합니다.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인플레이션이랑 싸워왔는데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계속 싸워야 할까요?"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의 이유가 구조적인 요인들(인구구조, 낮은 생산성 증가, 안전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때문이며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연설이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혼란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됐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연준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 19가 터졌고 이로 인한 경제 충격은 연준 의원들에게 '이제는 정말 인플레이션과는 그만 싸워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연준 의원들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봅시다.
다음 페이지의 그래프는 미국의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는 면적으로 표현됩니다. 이 두 GDP 간의 차이를 아웃풋 Output gap이라고 부릅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 『디플레 전쟁』의 저자 홍춘욱 박사님의 설명을 재구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미국의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의 갭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생산용량은 약 700만 대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에는 500만 대밖에 팔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재고가 200만 대 남습니다. 앞서 소개한 경제용어와 연결해보면 700만 대는 잠재성장률이고, 500만 대는 실질성장률입니다. 그리고 재고로 남은 200만 대는 아웃풋 갭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행스럽게도 현대차가 2021년에는 자동차를 750만 대나 팔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일부고가 자동차가 아니라 일반적인 자동차의 가격을 현대차가 올릴 수 있을까요? 가격을 올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재고가 150만 대(200만 대 + 700만 대 - 750만 대)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상황이 2018년 미국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앞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면서 당시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에 대한 요구가 커졌죠. 하지만 재고의 개념을 생각해보면 한 번 플러스가 된 것보다는 누적의 개념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아웃풋 갭의 면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긴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자, 이런 상황에서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매우 빠른 회복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적은 또 한 번 커지게 됐지요. 이미 연준 의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이랑 싸워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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