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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2) 니프티 피프티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

자본추적자 2021. 8. 10. 08:34

https://www.istockphoto.com/search/2/image?phrase=inflation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돈을 풀었는데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은 이유'입니다. 책에서는 2020년 12월 회의가 끝나고 파월 연준 의장이 했던 이야기를 들면서 딱 세 가지 키워드만 알면 된다고 합니다. 바로 'process(과정)', 'persistent(지속적인)', inflation dynamics입니다. 

 


돈을 풀었는데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은 이유, 니프티 피프티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니프티 피프티 시절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주식시장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일부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도 계속 확인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화려하게 시작했다 처참한 결론으로 이어진 스토리를 보면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니프티 피프티가 ‘왜’ 끝났는지 확인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앞서 파월이 언급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관계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대답을 찾다가 갑자기 1970년대에 있었던 니프티 피프티 이야기를 한 이유가 뭘까요? 파월 의장이 이야기했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마지막 시점이 바로 1970년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왠지 인플레이션이 니프티 피프티를 끝낸 결정적인 이유구나 하는 느낌이 오시죠? 지금부터 그 내용을 설명해보겠습니다.

 


니프티 피프티가 있었던 1969년부터 1973년까지 유가는 3달러 수준에서 일정하게 유지됐습니다. 그런데 19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이 터지자 유가는 바로 12달러까지 상승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4차' 중동전쟁이라는 것입니다. 중동전쟁은 그 전에도 세 차례나 있었지만 유가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제4차 중동전쟁이 있었던 1970년대 초반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유가가 이렇게까지 급등했던 것인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The October Arab-Israeli War of 1973: What happened? / https://www.aljazeera.com/features/2018/10/8/the-october-arab-israeli-war-of-1973-what-happened


1968년 파리에서 열린 OECD 회의에서 미국 원유시장의 미묘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원유 생산 능력의 100%를 가동할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자국의 석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석유 수입 물량을 제한해도 될 정도로 여유가 있었던 미국인데, 뭔가 변화가 일어났던 것이죠. 『황금의 샘』의 저자인 대니얼 예긴 Daniel Yergin은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미국의 가동률이 100%에 이르자 석유시장의 수호자였던 미국은 더 이상 석유 무기화에 대항할 수 없게 됐다"

 

Daniel Yergin / https://www.azquotes.com/author/16056-Daniel_Yergin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더 이상 기름이 남아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살펴보면 1971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소비량은 빠르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시 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어? 이상하다 왜 이렇게 생산량이 계속 줄지? 그런데 소비량은 너무 빨리 늘어나는데?"라고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제4차 중동전쟁이 터졌고 이는 결국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고로 유가는 1980년, 무려 40달러까지 상승합니다. 이쯤 되면 파월 의장이 말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뭔지 대충 알 수 있겠죠?

 

https://www.risk.net/commodities/energy/7553436/tectonic-shift-in-the-us-domestic-crude-oil-grades-market

 

유가상승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행동도 바꾸기에 이릅니다. 연준은 이후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하죠. 이 과정에서 1972년 3.3%에 불과했던 기준금리가 1980년에는 17.6%까지 상승합니다. 10년 만기 금리도 사정은 비슷했는데 1972년에 6% 초반이던 금리가 1980년에는 16%까지 급상승합니다. 이 과정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던 니프티 피프티 종목들의 주가는 버틸 수가 없게 됐죠.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볼까요?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때는 1970년대였습니다. 1970년대에 니프티 피프티라는 소수의 종목이 집중적으로 상승했다가 크게 하락했죠. 니프티 피프티가 끝이 난 이유는 유가 상승으로 시작된 금리 상승 때문이었습니다.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데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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