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두 종류의 인플레이션'입니다. 책에서는 자산 가격 상승과 물건 가격 상승으로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물건 가격보다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가 빠르고, 이 역시 지금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두 종류의 인플레이션, 자산 가격 상승 vs 물건 가격 상승
앞서 설명했듯이 오늘날 통화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통화량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페이지 그림에서 보듯이 통화량의 증가와 화폐가치의 하락은 동의어에 가깝습니다. 다만 화폐가치의 하락이 인플레이션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제품의 개수가 통화량이 늘어나는 만큼 늘거나 수요가 그만큼 감소할 경우, 화폐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제품 가격은 상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개수가 한정적이고 수요가 있는 자산의 경우에는 화폐가치의 하락을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없이 자산 가격만 상승하는 부작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기도 합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서 앞서 예시로 제시한 제품을 생활 비용Cost of Living이라고 하고, 자산 가격의 상승을 화폐가치 하락으로 구분해보겠습니다. 생활 비용은 말 그대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며 '교환 가치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하고요.
'걱정할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없었다'고 이야기할 때 투자자 분들의 하는 가장 많은 질문은 "아니, 집값이 이렇게 오르고 주식도 오르고 심지어 비트코인까지 오르는데 왜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하는 거냐?" 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지표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뉴욕 연은에서 매달 발표하는 UIG라는 지표인데요. 이 지표는 앞서 소개한 생활 비용과 화폐가치 하락 두 가지 개념을 가장 잘 구분하여 설명해줍니다.
UIG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price only' 지표이고, 둘째는 'full data' 지표입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price only는 223개의 가격을 반영하여 산출한 지표로 소비자물가에 가깝습니다. 반면 매크로 및 금융시장 데이터를 포함한 346개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full data는 인플레이션의 개념에 가깝다고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통해 과거 흐름을 보면 full data(A)의 변동성이 price only(B)에 비해서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금융 변수들의 변동성이 실제 물가의 변화보다 크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음영 처리가 된 부분은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 구간을 의미합니다.
▶ Full data(A) 변동성 > Price only(B) 변동성
좀 더 확실한 분석을 위해서는 full data(A)에서 price only(B)를 뺀 값의 추이를 보면 됩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 A-B 값이 상승할수록 금융자산의 상승 속도가 물건 가격 상승을 초과
이 값이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물건의 가격보다 금융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아래로 갈수록 금융자산의 하락 폭이 물건 가격의 하락 폭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난 이후, 지속적으로 금융자산의 가격 상승 폭이 물건 가격의 상승 폭보다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나왔던 이야기가 "연준에서 돈을 너무 많이 풀어서 경기는 좋아지지 않는데 자산 가격만 상승한다”, “월가만 배부르고 우리는 이게뭐냐"는 비판이었습니다.
2017년에 접어든 이후, 자산 가격의 상승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A-B' 값은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마이너스로 진입한 시점은 2020년 1월이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가 일시적인 침체에 빠지기 직전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2000년 이후 세 번의 경기침체를 모두 예상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어쨌든 2020년 초 전 세계 금융자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하게 조정을 받으면서 'A-B' 값 역시 크게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진정된 이후, 이 값은 서서히 상승 중입니다. 만약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이라면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당분간 애석하게도 물건 가격보다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말인데, 이 역시 지금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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