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1/투자 [생각]

새로운 가치평가의 기준 리얼옵션 사례

자본추적자 2021. 9. 24. 09:38

https://vestibular.brasilescola.uol.com.br/enem/estatistica-basica-no-enem.htm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리얼 옵션 밸류에이션'입니다. 책에서 새로운 가치평가의 기준으로 리얼 옵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리얼 옵션 개념으로 보는 주식의 밸류에이션

 

좀 더 쉽게 리얼 옵션의 개념을 적용해볼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제약·바이오 회사, 게임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우선 옵션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제약·바이오 회사가 있습니다. 이들의 기초자산은 임상입니다. 임상 실험이 통과되면 오른쪽 세상, 실패하면 왼쪽 세상인 것이죠. 또한 게임 회사도 리얼 옵션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신작 게임이 대박이면 오른쪽 세상, 실패하면 왼쪽 세상이죠.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회사들의 성격은 사업이 잘 안되면 그동안의 투자 금액은 손실이 되지만 성공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옵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옵션이 나누는 두 가지 세상


중요한 것은 아무리 제약 회사라 해도 기초자산(임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으로 클 때만 리얼 옵션이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적은 기초자산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주가에 연속적으로 반영됩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분기 실적이 10조 원을 넘으면 대박인데 10조 원이 안 된다고 망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죠. 특정 이벤트를 기준으로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별개의 사건으로 인식되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https://www.profitconfidential.com/technology/top-3-gaming-stocks-watch-2019/


부도 리스크가 있는 회사


많은 투자자들이 '리얼 옵션'하면 떠올리는 단어가 '버블', '성장주'지만 사실 리얼 옵션은 긍정적인 이벤트나 회사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부도 가능성이 커져서 채권단과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회사도 리얼 옵션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례를 들어보죠. 2016년 초 두산인프라코어는 사업 악화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핵심 사업부였던 공작기계 부문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실제 매각가격은 예상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단 일주일 만에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시장은 '이 회사가 결국 망할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었는데 망하지 않게 된 사실이 확인되고 주가가 2배 오른 것이죠.

 

https://sacksandsackslaw.com/small-business-bankruptcy-assistance/


이 회사의 주가가 단기간에 2배나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리얼 옵션의 개념으로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부도 위험이 있는 회사의 주가는 자산 매각과 같은 특정 이벤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부채상환 여부가 결정되면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살아날지 그렇지 못할지에 관심을 갖고 '옵션을 산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지요. 2020년 6월, 렌터카업체 허츠 Hertz의 주식을 미국의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 이를 잘 설명합니다. 어차피 부도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이유는 잃을 것은 별로 없지만 수익은 제한이 없다는 심리 때문이죠.


무형자산을 가진 회사


우선 무형자산의 밸류에이션을 위한 핵심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이 투자를 할 때 회계적으로는 '자본화 Captalze' 하거나 '비용 처리 Expense'를 하게 됩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 이렇게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제가 결혼 전 다른 사람들의 결혼식을 갈 때 항상 생각했던 게 있었는데요,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 올까?' 였습니다. 만약 올 친구라면 축의금을 낸 만큼 저에게 돌아올 테니 비용 처리를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안 올 친구라는 생각이 들면 비용처리를 해야 할 겁니다. 결국 자본화를 할지 비용 처리 할지를 두고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향후에 투자자금이 매출이나 이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지의 여부'가 됩니다.

 

https://www.costmanagement.eu/blog-article/cost-accounting-4-essential-elements

 

좀 더 구체적으로 2019년 롯데케미칼이 미국 ECC(에탄크래커) 공장에 투자를 진행한 일을 생각해봅시다. 이 과정에서 들어간 투자 금액은 대부분 '자본화' 됩니다. 이유는 향후에 완공될 ECC 공장은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이며 완공 이후 매출이 발생하면 이익이 발생하리라는 가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네이버페이 혹은 카카오페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진행한 투자(마케팅 비용 등)는 대부분 비용 처리 됩니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을 만들기 위한 투자라서 무형자산이 완성된 이후 실제로 매출이 발생할지 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죠.

▶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투자의 회계 처리

  자산이 완성(완공)되기 전 자산이 완성(완공)된 후 
유형자산 투자 현금흐름의 관점에서는 유출이지만 자본화하기 때문에 손익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임 공장이 완공된 이후 매출이 발생하면 이때부터 감가상각을 하면서 실적에 부담이 됨
무형자산 투자 무형자산 투자는 대부분 비용 처리 방식으로 회계 처리가 됨. 따라서 플랫폼 등 무형자산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 플랫폼이 완성된 후 매출이 발생할 경우 비용 부담 없이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임

자료: SK증권

 

이제 공장(유형자산) 또는 플랫폼(무형자산)이 완성된 이후의 회계 처리를 확인해봅시다. 롯데케미칼의 공장이 완공되면 매출이 발생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자본화해놨던 자산은 감가상각을 통해서비용 처리되기 시작합니다.

 

https://www.cnbc.com/2016/11/23/cramers-tips-for-finding-a-stock-with-an-explosive-growth-story.html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한 마케팅 비용은 이미 비용 처리를 해두었기 때문에 플랫폼이 완성되어서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감가상각에 대한추가 부담 없이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무형자산을 가진 회사들의 실적이 갑자기 좋아지는 현상이 일어나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투자했던 마케팅 비용이나R&D 투자 비용은 모두 비용 처리를 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나오는 매출은 원가 부담 없이 바로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https://investorjunkie.com/investing/5-signs-of-trouble-in-the-stock-market/


주가의 관점에서 해석을 해보면 카카오는 비즈보드라는 광고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을지, 벌지 못할지에 대한 논란이 시작될때 리얼 옵션이 카카오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기초자산은 비즈보드에서 나오는 경영 성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논란이 커질수록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초자산(비즈보드)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주가가다시 하향 안정되는 경우는 더 이상 비즈보드로 돈을 벌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되지 않고 매출이 예상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입니다. 이는 가치주를 평가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https://www.etftrends.com/innovative-etfs-channel/facebook-investing-in-tech-that-could-read-your-thoughts/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은 “네이버나 카카오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한 비용은 왜 자본화하지 못하는 것일까? 입니다. 그 이유는 무형자산이기 때문인데요, 무형자산을 쉽게 자본화할 수 있도록 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비용을 무형자산을 쌓기 위한 투자라고 하면서 자본화할 수 있게 해주면 고객과 술을 마신 것도 투자라고 우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근에는 '회계는 보수적으로 하더라도 투자의 관점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그 결정적인 이유는 플랫폼으로 돈을 버는 회사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https://www.gbm.hsbc.com/insights/innovation/integrating-ai-and-data-into-corporate-treasury


무형자산에 대해서는 제4장에서도 자세하게 설명한 바 있는데요. 무형자산은 밸류에이션도 어렵고 회계 처리도 어렵기 때문에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에서 얻을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는 역설적으로 '무형자산에 투자해본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회사는 우리가 쉽게 할 수 없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아는 회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단, 무형자산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속이기 쉽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되겠지요?


https://blogs.cfainstitute.org/investor/2021/03/08/five-investing-success-stories-from-five-international-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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