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51% 게임 손자병법 (김태수 저)의 '8장 지켜라, 그래야 이긴다'에 나오는 내용 소개드립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겜블링에 대한 내용이지만 투자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고 배울 점이 많아 주요 내용 몇몇 추려보겠습니다.
지켜라 그래야 이긴다; 계산된 모험으로 승부하라 (2)
병법서의 가르침은 한결같다. 승산이 없는 싸움에 무모하게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강한 상대와 무모하게 맞섰다가 재기의 희망조차 가질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패배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카지노나 경마장, 포커판, 그리고 주식시장은 그런 비극이 가장 극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장소이다. 우리는 '백전백승'의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상황을 올바로 직시해 승산이 있는지 없는지, 반전의 기회가 있는지 없는지를 똑바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모름지기 어려운 줄 알면 물러나는 것이 상책이다. 그것이 '백전불태'이다.
포커판이든, 주식투자에서든 하수들의 공통점은 물러설 줄을 모른다는 데 있다. 하수들일수록 패를 내려놓는 속도가 느리다. 마치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매 판마다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데, 나는 이것이 하수들이 이길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 본다. 자주 그리고 일찍 죽을수록 좋다. 그래야 돈을 딴다. 이것이 가장 쉽고 확실한 승리의 요령이다.
고스톱에는 '연사(死) 금지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서 천하의 개패를 들고도 딸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생기지만, 포커에서는 그런 제한이 없다. 이 점에서 포커는 주식투자와 대단히 닮은 점이 많은 게임이다. 포커에서 판에 참여하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돈을 따기가 어렵듯이, 주식투자에서도 거래를 자주 하면 할수록 수익률은 나빠진다.
그렇다면 왜 자주 게임에 참가할수록 수익률은 낮아질까?
이런 경우를 한 번 생각해보자. 어떤 카지노가 고객 유치를 늘리기위해 '동전 던지기'를 도입했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돈을 걸어 맞출 확률이 2분의 1이 되었다는 의미이고, 동시에 카지노가 영업마진을 포기했다는 뜻이 된다. 잔머리를 매우 잘 굴리는 한 도박사가 어떻게 이 게임에 임할지 장고를 거듭한 끝에 다음과 같은 방침으로 도박을 하기로 했다.
'매번 가지고 있는 돈의 절반씩'을 건다. 수중에 돈이 많이 남아 있으면 많이 걸고, 적게 남아 있으면 적게 거는 것이다. 승패의 확률은 정확히 반반이므로 돈을 잃지도 따지도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게임을 즐길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옳은 생각일까? 그렇지 않다. 이기면 50%를 벌어 1.5가되고, 지면 50%의 손해를 봐 0.5가 된다. 이것을 합산해 보면 1.5×0.5=0.75 이다. 이것은 곧 이기고 지는 것을 한 번씩 할 때마다 가지고 있는 돈의 25%, 즉 4분의 1씩이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믿기 어려우면 계산기를 놓고 실제로 한 번 해보자.
간단한 모델로 4만원의 돈이 있고, 이 돈으로 4번의 게임을 한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건 돈의 50%를 거는 게임이니 처음 시작할 때 거는 돈은 2만원이다. 만약 첫 번째 게임에서 이겼으면 가진 돈은 6만원(4만원+2만원)이 될 것이고, 처음에 잃었으면 가진 돈은 2만원으로 줄어들 것이다. 두 번째 돈을 걸 때도 가진 돈의 50%를 걸어야 하므로 첫번째 게임에서 이겼으면 3만원을, 졌으면 1만원을 걸어야 한다.
이 돈으로 4번의 게임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총 16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2번을 따고 2번을 잃는 경우는 ①00XX, ②OXOX, ③0XXO, ④XOOX, ⑤XOXO, ⑥XXOO의 총 6가지이다. 곱셈의 원리상 당연한 것이지만,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4번째 게임을 마친 뒤에는 수중에 2만2,500원이 남게 된다. 즉 2승2패인데도 원금의 절반수준인 1만 7,500원이나 잃었다.
만일 이 도박사가 10게임을 하여 6승4패를 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 도박사의 수중에 남아 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2만8,440원에 불과하다. 두 번이나 더 이겼는데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해괴한 현상은 바로 손실과 이익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쉬운 예로, 1주당 1만원에 거래되는 주식이 하루에 15%가 올라 상한가를 맞았다면 1만1,500원에 장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다음 날 상황이 바뀌어 15%가 빠진 상황, 즉 하한가를 맞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이 주식의 종가는 전날의 1만원으로 돌아가 있을까?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그렇지 않다. 1만1,500원의 15%는 1,725원이므로 이 주식의 종가는 전날의 출발점인 1만원에 못 미치는 9,775원이 된다.
비대칭적 상황을 좀 더 살펴보자. 주가가 10% 빠졌으면 나중에 11%만 오르면 만회가 된다. 빠진 액수나 올라야 할 액수나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러나 20%가 빠지면 25%가 올라야 만회가 되고, 50%가 빠지면 100% 올라야 만회가 된다. 떨어진 비율이 높을수록 올라야 할 비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90%가 빠지면 1,000%, 즉 무려 10배가 올라야 만회가 된다. 이론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만회가 불가능에 가깝다.
이것은 우리 개미들이 왜 주식만 했다 하면 늘 돈을 잃는지, 또 왜 분산투자가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즉 계좌에 현금과 주식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고 아무리 확신이 있어도 한 종목에 '몰빵' 하면 안 되는 것인데도, 그렇게 하질 못한다. 마치 위에서 본 잔머리 고수처럼 따면 따는대로, 잃으면 잃는 대로 한 종목에 몽땅 집어넣으니 한 번씩 따고 잃어도 남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종목을 잘못 선택해 반토막이라도 되면 만회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미의 90%가 돈을 잃는 이유이다.
주식투자의 고수들은 한결같이 성공투자의 제1 요건으로 '손절(損折)'을 꼽는다. 그러나 손절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도 주식투자를 하기는 하지만, 손절을 실행에 옮긴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관념적 손해를 현실적 손해로 바꾼다는 것은 웬만한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수들이 손에 든 패를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다. 후일을 도모하면 될 것인데도 그 판에서 꼭 끝장을 보려한다. 그러니 쫓아가면서 두들겨 맞고, 홧김에 블러핑을 쳤다가 다시 한 번 두들겨 맞는 식으로 되로 주고 끝낼 일을 말로 주고 끝낸다.
왜 손절인가? 쉬운 예로, 족집게 차트도사가 있어서 세 번에 두 번은기가 막히게 맞힌다고 치자. 한 번 맞힐 때마다 30%를 따고, 맞히지 못했을 때는 30%를 잃는다고 하면 이 차트도사의 평균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언뜻 생각하면 67%의 적중률을 가지고 있으니 대단히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 같지만, 평균적으로 6%밖에 벌지 못한다.
즉 세 번의 투자로 0.18, 18%의 수익을 내니 평균하면 한 번에 6%의 수익 밖에 내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네 번에 세 번을 맞추는 차트도사가 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계산방법은 동일하다. 1.3을 세 번 곱하고, 0.7을 한 번 곱하면 되므로 1.5379, 즉 53% 정도의 수익률이 나온다. 네 번을 찍어 세 번을 맞춘다면 거의 '신 내린' 수준인데, 평균 수익률이 13% 정도에 불과해 생각만큼 높지는 않다.
만약 앞에서 본 족집게 도사, 즉 세 번에 두 번을 맞춘다는 도사가 가령 -10%를 손절의 기준점으로 정해 칼같이 손절을 실행한다면 그의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0.521, 즉 52.1%가 되고, 이것을 3으로 나누면 수익률은 17%로 크게 뛴다. 한 번의 손절만으로 6%의 수익률이 세 배 가까이 뛰어 17%가 되었다. 또한 이것은 네 번에 세 번을 맞추는 신 내린 수준의 차트도사가 올린 13%의 수익률보다도 더 높은 수치이다. 가상적인 모델이긴 하지만, 여기에는 대단히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다. 즉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잃을 때 적게 잃는 것이 중요하다. 관건은 역시 수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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