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51% 게임 손자병법 (김태수 저)의 '5장 모든 것은 5%가 결정한다'에 나오는 내용 소개드립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겜블링에 대한 내용이지만 투자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고 배울 점이 많아 주요 내용 몇몇 추려보겠습니다.
모든 것은 5%가 결정한다; 운인가 우연인가
도박판에서는 이런 황당한 상황이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마치 운이 한 곳으로 몰려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대단히 많은 것이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좋은 패를 떠서 여럿 울게 만드는 사람, 즉 수덕(德)이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도박은 운이 아니다'라는 우리의 신념은 쉽게 해체돼 버리고 만다.
그러나 스케이트 경기장에서의 우연한 해프닝과 도박판에서의 행운을 단편적으로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경험은 우리에게 세상을 이해하게 하는 방편이 되기도 하지만 세상에 속게 만드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도박판에서의 행운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과 사고 속에 인지적 오류가 깊이 개입돼 있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누구든 패를 뜰 확률은 똑같다. 다만 동전을 던질 때 앞면 한 번, 뒷면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것이 아니듯, 모든 참가자들에게 매 이닝마다 규칙적으로 행운이 배분된 것이 아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유독 어느 한 사람만 계속해서 좋은 패를 뜨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 있다.
인간의 기억 구조는 비디오카메라가 사실을 테이프에 수록하는 것과는 다르다. 단순하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늘 편집되는 것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감각 정보는 분해되고 재구성되어 기억의 세계로 향하는데, 강렬한 인상만 남기고 나머지 것들은 시간과 함께 서서히 사라진다. 그러다보면 기억 중간중간에 틈이 생기게 되는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기억이나 상상을 덧붙이거나 삭제하거나 인용함으로써 그 벌어진 틈을 메운다. 가령 지독한 술꾼들이 거짓말을 자주 하는 현상도 그들의 인간성이 나빠서가 아니라 중간중간 끊어진 테이프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이라고 한다.
고수는 조용히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절묘한 베팅으로 손님들을 끌어들여 최대한 키워서 먹는다. 다시 말하면 큰 판에서 좋은 패를 뜬 것이 아니라 좋은 패를 들었기 때문에 판을 키운 것이다. 반대로 하수는 좋은 패만 잡았다 싶으면 초장부터 온갖 난동을 피우면서 손님들을 다 쫓아내버리고, 정작 던져야 할 패에서는 실낱같은 확률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고래심 줄처럼 버티다 크게 상한다. 즉 키워야 할 판에서 키우지 못하고, 담가야 할 판에서 담그지 못하며, 죽어야 할 판에서 죽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상대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 좋은 패를 뜨는 것 같고, 자기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 '마지막 한 장'이 도와주지 않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과오는 깨닫지 못한 채 오로지 상대방이 좋은 패를 들고 큰 판을 휩쓰는 모습만 부럽게 쳐다보고 그런 장면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수덕이라는 것은 그러한 인지적 오류의 소산일 가능성이 많다.
어떤 패가 손에 쥐어지는가 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우리가 아무리 기량을 연마해도 그것을 바꿀 수는 없다. 기량이 출중한 사람이든,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 우연은 똑같이 작용하며 어느 누구에게도 특별히 혜택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운명의 여신이 베푸는 균등한 기회, 이것이 게임의 전제이며 출발이다. 그러나 게임의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한 판 한 판의 개별 게임에서는 우연이 작용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개별 게임의 합인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대부분 기량이다. 이것이 바로 '대수(大數)의 법칙'이다.
유사 이래 무수한 사람들이 운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이유는 운이라는 것이 오로지 현재에서 되돌아 본 과거의 그림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운이라는 것이 늘 지나고 나서 보면 보이지만, 앞을 향해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처럼 장막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경험자라면 알겠지만 마누라의 속옷을 껴입고 포커를 치든, 부적을 소지하고 포커를 치든, 초상집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귀신의 음덕을 받아 포커를 치든 미래의 운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 올 수는 없다. 이 점에서 '운'이라는 말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승부의 결과를 논평할 때나 유용한 말인 것이다. 운이라는 것을 무시해도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우연이라는 것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우연의 정량적 평가인 확률은 최선의 전략 수립을 위한 판단의 기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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