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경제주보] 물가, 위만 보지말고 아래도 보자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경제 주보:물가, 위만 보지말고 아래도 보자, 최제민, 2022.10.19
물가 불안하지만 하락에 무게, 핵심물가는 내년초부터 둔화 예상
미국 물가는 높고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런데 현재 물가에 매몰되어 물가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가지기 보다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향후 물가 하락을 시사하고 있는 요인들이 생각보다 많고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는 7가지 요인
1) 긴축적 통화정책: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시차(실물경제 영향은 최소 6개월)를 고려할 때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물가에 통화정책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위로 올라간 시점이 9월임을 감안하면 가파른 금리인상의 여파는 10월 이후의 물가에 반영되는 폭이 커질 것이다.
2) 강달러: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하락을 통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올해 달러인덱스 기준 달러는 17% 이상 상승했고 미국 수입물가 상승률은 G10 평균보다 낮다. 연준의 긴축 속도와 유럽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
3) 임금상승률 둔화: 임금 상승률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준에서 집계하고 있는 임금이 9월에 올해 처음으로 상승률이 둔화되었다. 미국 고용지표의 시간당임금도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미국 고용이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양호하지만 최근 발표된 일자리수(8월)가 약 10% 감소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4) 주거비 선행지표(실제 임대료 상승세, 주택가격) 둔화: CPI의 주거비(임대료rent)와 자가주거비(OER)를 선행하는 다양한 지표(Zillow Rent Index, CoreLogic Rent Index, 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 등)들의 둔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주거비 선행지표의 흐름을 감안할 때 핵심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미치고 있는 주거비 물가는 내년초부터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5) 임금-물가 악순환(wage-price spiral) 가능성: 연준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를 자극하고 높은물가가 다시 기대인플레를 자극하는 악순환을 경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과거의 뼈아픈 경험으로 인해 특히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그런데 과거에 임금과 물가 악순환이 발생한 시기에는 미국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지금 보다 현저히 높았고 임금 협상력 또한 높았다. 현재 미국 노동자들은 주요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어 물가 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연결되어 악순환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6) 공급 병목 현상 완화: 팬데믹 이후 계속되던 공급병목 현상의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연은의 글로벌 공급압력지수는 팬데믹 발생 이전 수준을 향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7) 미국 물가 구성항목 중 자가주거비(Owner's Equivalent Rent)의 특징: 8월과 9월 미국 CPI의 문제점은 핵심물가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단일 항목 중에서 핵심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가주거비는 금리상승기/주택가격 하락시 과다 계상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자가주거비가 미국 물가를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요인들: 상품가격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중고차가격 선행지수 감안할 때 중고차와 신차의 물가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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