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Econ Guide] 2024.02 인플레이션 정상화가 더딘 이유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DB [Econ Guide] 인플레이션 정상화가 더딘 이유 / 박성우 / 2024-02-19
✅ 역사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직선으로 나타났던 적은 없어
✅ 인플레이션 선행지표인 통화량/현재 임대료지수 성장세가 꺾였지만 인플레 정상화 더딜 위험
✅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연되더라도 Fed 금리인하 조건은 상반기 중에는 충족될 가능성이 높을 듯
역사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직선으로 나타났던 적은 없었다:
지난주 발표된 비우호적인 1월 CPI와 PPI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에 제동이 걸렸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남겼다. 전반적으로 연초 효과, 2023년 말 이후 완화된 금융시장 환경이 주된 배경이었을 수 있다. 다만 역사적으로도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직선으로 나타났던 적은 없었고 연준 목표 부근 도달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70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됐던 과거 사례와 비교해 보면 현재의 디스인플레이션 사이클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인플레이션 정상화 과정은 과거에도 더디게 진행됐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인플레이션은 시중 통화량 증가율의 후행지표다. 과거 사례를 봐도 통화량 증가율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이후 통화량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후행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됐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실패했던 1970년과 1974년에는 인플레이션 안정 이후 시중 통화량 증가율이 재차 급반등했다. 현재 시중 통화량 성장세가 억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훼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지표가 꺾였지만 인플레이션 정상화 더딜 위험:
강력한 인플레이션 선행지표인 통화량 증가율이 꺾였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지연 위험이 있다. 2020~2021년 강한 통화/재정 부양에 시중 통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기울기로 폭증했다. 당시 민간부문은 저렴한 고정금리 장기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고강도 긴축에도 견조한 경제활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도 지연될 위험이 있다. 물론 시중 돈 중 상당 부분이 금융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과거의 누적 통화 성장세만큼 실물 인플레이션이 같은 수준만큼 발생하지는 않는다. 지금의 주거비 인플레이션 완화 지연도 비슷한 논리로 생각해 볼 수 있다. 2021~2022년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아직 해당 효과가 남아있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 선행지표인 통화량과 현재 임대료 지수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워낙 이전 절대 레벨이 높았던 영향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낮지만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정체 또는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연되더라도 Fed 금리인하 조건은 상반기 중에는 충족될 가능성이 높을 듯: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도달 전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과거 연준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실패했던 1970년대를 제외하면 정책금리를 제약적 수준으로 유지하되 인플레이션 둔화에 발맞춰 금리인하를 실시했었다. 2월 초 FOMC 이후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목소리를 내면서 연말~연초 완화되었던 금융 환경이 재차 긴축되고 있다. 연준 리스크 상승을 반영하며 30년 모기지 금리는 7%에 다시 근접하고 있다. 12월 FOMC 이후 금융여건이 상당 부분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인플레이션 대비 긴축적이다.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까지는 갈길이 매우 멀 것이다. 위에 언급한 리스크로 디스인플레이션이 다소 정체되더라도 현재의 높은 실질정책금리를 감안할 때 덜 제약적인 수준으로의 기준금리 조정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은 상반기 중에는 충족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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