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2 (시황)/투자 [시황을 보는 눈]

마이너스 금리 채권, 채권 가격의 상승과 채권 금리의 하락

자본추적자 2021. 7. 28. 00:08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 채권 가격의 상승과 채권 금리의 하락'인데요, 책에서 설명하는 '마이너스 금리'를 아래에 정리해 드립니다. 책에서는 돈 저장 공간의 부족 개념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갖는 두 가지, 채권 가격의 상승과 채권 금리의 하락

 

지금까지 통화량이 증가하게 된 '배경'에 대해 긴 설명을 했습니다. 그럼 이제 통화량 증가가 왜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해야겠죠. 독자 분들의 흥미를 위해서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전 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의 규모는 약 18조 달러입니다. 2014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은 하나도 없었지만 지금은 18조 달러나 됩니다. 참고로 미국의 GDP는 약 20조 달러이며 앞서 설명한 연준의 자산은 2020년에 많이 늘어서 7조 달러입니다. 18조 달러가 얼마나 큰 규모인지 감이 오나요?

지금부터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채권이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갖는 두 가지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시작에 앞서 우선 채권이 무엇인지부터 쉽게 설명해보도록 하죠. 채권은 A가 B에게 돈을 빌려 주고받은 종이쪽지입니다. 이 종이쪽지를 차용 증서라고 하는데 'B는 A에게 이자를 얼마 주고 원금은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다음 사례를 통해서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봅시다.

 

https://www.educba.com/coupon-rate-formula/


A는 B에게 100만 원을 빌려주면서 매년 5만 원(5%)의 이자를 받기로 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이자를 쿠폰 Coupon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원금 100만 원은 2년 후에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럼 A는 B에게 돈을 빌려주고 종이쪽지를 받는데, 이때 A는 B에게 채권을 샀다고 표현합니다. 신문에 '연준이 미국 국채를 매달 1200억 달러씩 사고 있습니다'라는 기사가 있다면 이렇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연준(A)이 미국 정부(B)에게 돈을 빌려주고 종이쪽지(국채)를 받았다'라고 말이죠. 그러던 중 A에게 갑자기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A는 시장에 나가서 B에게 받은 종이쪽지(채권)를 팔기로 합니다. 다행히 C가 그걸 사주기로 했는데 C는 이걸 얼마에 사야 적절한지 고민에 빠집니다. “얼마에 사야 할까요?"에 대한 대답이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은행에 예금하면 받을 수 있는 금리가 5%라고 가정해봅시다(①), 은행의 예금금리를 채권시장에서는 만기수익률 yield to Maturity, YTM이라고 표현합니다. 같은 5%라면 은행에 넣어두는 것과 B에게 이자를 받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 되겠죠. 때문에 A는 C에게 100만 원을 받고 종이쪽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여기서는 B가 돈을 안 주고 도망갈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신용위험 Credit risk이라고 하지요).


이제 좀 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앞으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은행 예금금리가 10%인 상황을 말이죠(②). 이 경우에 C는 A에게 좀 더 싸게 종이쪽지를 넘기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은행에 넣어두면 1년에 10만 원씩 이자를 주는데, 그 종이쪽지를 들고 있으면 5만 원밖에 못 받으니 100만 원보다 싸게 넘겨"라고 말이죠. 예금금리가 올라가니까 종이쪽지의 가격이 하락했네요.

 


이번엔 반대의 상황을 가정해볼까요? 은행 예금금리가 0%가 된 상황을 말이죠(③), 이번에는 A가 고자세가 되어 C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은행에 돈 넣어봤자 이자 한 푼 못 받지만 이 종이쪽지를 들고 있으면 매년 5만 원씩 받을 수 있어. 만기가 돌아오는 2년 후까지 이자를 총 10만 원 받을 수 있으니 110만 원은 줘야 될 것 같은데?"라고 말이죠. 금리가 0%인 상황이 되니 채권의 가격은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와 원금을 그냥 더한 값이 됐네요.


채권이 무엇이고,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이해했다면 이제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앞에서 소개한 예시를 보면 채권의 가격은 예금금리가 낮아질수록 비싸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금리가 0%라면 채권 가격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110만 원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때 D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이 채권을 향후에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110만 원보다 더 큰 금액(예를 들어 115만 원)을 주고 사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처럼 종이쪽지 (채권)를 가지고 있을 때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값보다 더 큰 금액으로 거래되는 채권(④)을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이라고 합니다.

 


▶ 금리에 따라 변하는 채권 가격

  채권의 원금 + 이자 예금금리
(or 시장금리)
채권 가격
110만원 5% 100만 원
110만원 10% 100만 원 이하
110만원 0% 110만 원
110만원 마이너스 금리 110만 원 이상

 

많은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이라고 하면 그 채권(종이쪽지)을 들고 있을 때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이자를 토해내야 하는 거냐고 질문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면 채권에서는 시장금리가 결정되면 가격을 계산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결정되면 금리를 역으로 산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④번처럼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그 채권을 들고 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원금+이자)을 모두 더한 값(110만 원)보다 채권 가격이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때 역으로 산출한 금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본 투자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겠죠."우와, 채권을 이렇게나 비싼 가격에 사간다고? 그럼 금리는 마이너스라는 이야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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