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1/투자 [심리]

사람들은 왜 확률을 믿지 못할까, 휴리스틱 바이어스와 몬티 홀의 패러독스 (2)

자본추적자 2021. 9. 16. 08:04

https://tools4teens.net/courses/teen-self-awareness/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51% 게임 손자병법 (김태수 저)의 '7장 사람들은 왜 확률을 믿지 못할까'에 나오는 내용 소개드립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겜블링에 대한 내용이지만 투자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고 배울 점이 많아 주요 내용 몇몇 추려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확률을 믿지 못할까; 휴리스틱 바이어스와 몬티 홀의 패러독스 (2)

 

'몬티 홀의 패러독스'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첫째, 우리의 직관은 매우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당장의 후회나 손실을 회피하려는 마음이 더 큰 손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https://www.quora.com/Do-many-people-regret-investing-in-the-stock-market-how-long-did-it-take-to-realise-its-not-for-you


앞에서 나는 '1, 2, 3, 43, 44, 45' 의 한 조합만을 고집하며 몇 달째 로또 복권을 구입하고 있다는 사람의 얘기를 한 바 있다. 만약 이 사람에게 계룡산 토굴에 몇 년째 파묻혀 로또복권만 연구했다는 도사가 찾아와 새로운 조합을 제안했다고 하자. 이 사람은 과연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도사가 제안한 조합이 무엇이든 간에 각각의 조합이 당첨될 확률은 동일하다. 여기에서 후회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종전의 번호를 고수했는데, 새로운 번호가 당첨되는 경우.

둘째, 새 번호로 옮겨 탔는데, 종전의 번호가 당첨되는 경우.

 

Founders and Emotional Capital / https://www.linkedin.com/pulse/founders-emotional-capital-sanjay-srinivasmurthy


후회의 고통은 어느 쪽이 더 클까? 당연히 뒤의 것이다. 둘째의 경우는 분명히 투자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즉 몇 달째 같은 조합을 고수했으니 적지만 그 조합에 얼마간의 돈을 투입한 것이고, 그로 인해 그 번호에 정서자본(Emotional Capital), 다시 말해, 애착을 갖게 된 것이다. 앞의 문제에서 우리가 처음에 선택했던 A상자에서 다른 상자로 옮기지 못하는 것도 후회를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적 이유 때문일 것이다.

후회와 만족의 정서적 인자는 머니게임에서 손실과 이익으로 대치된다. 우리는 이익의 실현은 서두르지만 손실의 실현은 뒤로 미루며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320만원을 바로 현찰로 받을 것이냐, 아니면 400만원을 딸 80%의 확률을 고를 것이냐를 놓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320만원을 확실하게 현찰로 챙기는 경우를 선택한다. 좀 적게 챙기는 한이 있어도 한 푼도 못 따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을 바꾸어 320만원을 잃을 확률이 100%이고, 400만원을 잃을 확률이 80%인 두 경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이번엔 정반대로 백이면 백 후자를 택한다. 예정된 손실보다는 운만 좋으면 한 푼도 잃지 않을 수 있는 후자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https://spotonwifi.com/cognitive-bias-major-influencer-brand-reputation/

 

수학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두 경우 모두 어느 한쪽을 선호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거기에 손실과 이익이 붙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수학적 판단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할 때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손실이 예상될 때는 손실을 막기 위해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은 주식투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가 만약 급전이 필요해 증권계좌에 있는 주식 중 일부를 처분한다고 하면 매입 후 20%의 수익을 내고 있는 A종목을 처분할까, 아니면 20%의 손실을 내고 있는 B종목을 선택할까?

 

https://www.fool.com.au/2021/01/04/my-biggest-regrets-from-2020/


A종목이다. A종목을 처분할 때는 내 판단이 옳았다는 자부심과 이익이 확인되지만, B종목을 처분할 때는 매수 판단을 그르쳤다는 후회와 손실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종목을 매수했다면 보다 빨리 매도하려 한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하거나 잘 움직이지 않는 종목을 매입한 경우에는 오를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좋은 주식은 너무 빨리 팔아서 문제이고, 나쁜 주식은 너무 오래 쥐고 있어서 문제가 된다.

포커에서도, 주식투자에서도 우리는 이처럼 '머무르다가' 망한다. 내가 보유한 주식이 아무리 떨어져도 꼭 내가 팔고 나면 오를 것 같아서 못 판다. 다른 주식으로 옮겨 타면 꼭 그날부터 빠질 것만 같아서 그렇게도 못한다. '지친 말은 갈아타라'라고 그렇게 강조해도 소용이 없다. '몬티 홀의 패러독스'에서 보는 것처럼 갈아타면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후회하게 될까 봐'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늘 시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대상이기에 별다른 설명 없이도 쉽게 간취할 수 있지만, 예술미라는 인공적 아름다움과 문화미라는 정신적 가치는 그 나름의 훈련과 지식 없이는 쉽게 잡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은 "아는 만큼 느낀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확률이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름의 훈련과 지식이 없으면 결코 느낄 수도 볼 수도 없는 것이 확률이다. 확률은 도박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평생을 도박판에서 떠돈다고 해서 확률적 감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으로, 도박의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많은 도박중독자들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더더욱 확률과는 거리가 먼 주술적, 미신적 세계관에 빠져드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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