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줄

[내돈내산 BOOK리뷰] #010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본추적자 2021. 7. 4. 22:45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효석 저



기하급수적 성장이 필요한 이유 제 주변에는 전문 투자자가 되기로 결정한 분이 많습니다. 그 분들 중 한 분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선형적Linear, 즉 일정한 성장이 아니라 기하급수적Exponential인 성장이 필요한데, 그러한 성장을 이뤄내려면 사업 또는 투자밖에는 길이 없다는 것이었죠.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 투자자들이 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추구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그 방법 외에는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너무 상승해버린 자산 가격들을 보면서 선형적인 성장을 해서는 답이 없다는 거죠. 이는 너무 안타깝게도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이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기하급수적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의 가치가 커지는 이유도 그런 의미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사업 또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나오는 현금흐름 사분면이라는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네 가지 방법으로 현금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인데요, 일반 회사원을 의미하는 E Employee, 자영업을 의미하는 S Sell employee가 왼쪽 세상이라면, 오른쪽 세상에는 사업을 하는 B Business owner와 투자를 하는 사람인 I Investor가 있습니다. 왼쪽의 E와 S는 안정적일 수는 있지만 시간의 자유가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의미죠. 반면, B와 I는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으니 놀고 먹는다는 개념의 시간적 자유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주체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럼 B와 I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이냐 겠죠.


이는 일정한 성장으로는 어차피 답이 없다는 의미에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관계가 깊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답이 없다고 포기해버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B와 I의 삶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굴러가지 않습니다. B가 함께 일하는 종업원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I는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이는 어렵지만 투자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로 연결됩니다.


'기하급수'라는 단어를 통해서 처음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일정한 성장보다도 못한 구간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죠.


돈 버는 확률을 높이는 가장 안전한 방법 2021년 초, 기아차와 애플의 협업 뉴스가 한참 나올 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돌았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의 이름을 이야기하면서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명이 왜 '아이오닉'인지 아직도 모르겠냐고 핀잔을 주는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며 저도 한참 웃긴 했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그냥 기아차 주식을 샀던 사람과 정말 내용을 잘 알아서 신중한 투자를 했던 사람 중에 누가 더 큰 돈을 벌었을까요? 아마도 잘 모르고 기아차 주식을 샀던 사람이 당시에는 더 큰 수익을 내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또 이런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공부가 필요 없는 것 아닐까?" 이 질문을 조금 더 좋게 바꾸면 “기업에 대한 지식과 그 기업의 주식에 투자했을 때 돈을 벌 확률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일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당장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아래와 같은 그림을 따라 움직이지 않을까요?


초반에는 공부를 조금만 하더라도 돈을 벌 확률이 빠르게 올라가지만 지식이 많아질수록 확률의 기울기가 낮아지는 것이죠. 그러다가 너무 많은 지식을 가지면 오히려 돈 버는 데 방해가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경우는 과잉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마디로 경제와 투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을 때에 비해 조금이라도 지식을 갖게 됐을 때 돈을 벌 확률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하는 투자 공부가 여러분이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는 점입니다.


모든 투자자 분들의 포트폴리오는 10~20년 전부터 계속했던 수많은 투자 의사결정의 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일매일 하는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10년 후의 포트폴리오와 투자 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죠. 투자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내리는 수많은 투자 의사결정에서 한 번이라도 더 성공하고, 단 1%라도 성공 확률을 더 높여 먼 미래의 포트폴리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죠.


그러므로 오늘의 투자 의사결정은 내일의 의사결정을 하기에 좀더 좋은 상황으로 내 포트폴리오를 이동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의 투자 의사결정이 티샷Tee shot(최초의 샷을 일컫는 골프 용어)이라면 내일의 투자 의사결정은 세컨 샷Second shot인 셈이죠. 박세리 선수처럼 양말을 벗고 들어가서 치더라도 우승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위치에서 세컨 샷을 칠 수 있게 만들면 더 좋겠죠.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투자 의사결정은 코너에 몰리지 않고, 내일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좀 더 편한 포지션을 만들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차선으로 달리는 것의 의미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매일 했던 일 중 하나가 현재의 포트폴리오와 나의 생각을 일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포트폴리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생각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많이 나타납니다.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유하는 종목의 비중도 크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과 실제 포지션을 일치시키는 작업은 헤지펀드 매니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저는 모든 일반 투자자들도 반드시 이러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투자자가 공부를 해서 a라는 종목을 사야겠다 생각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해 결국 투자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 경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a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내 생각이 맞았네' 라며 아쉬워하게 되고, a종목이 하락하면 '내가 틀렸네 하게 되죠.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실제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죠. 그래서 여러분의 생각과 포지션이 일치하는지를 계속해서 점검해봐야 합니다.


제가 처음 애널리스트로 출근하면서 했던 다짐은 내가 이차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였습니다. 저는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 일차선(추월차선) 보다 이차선을 더 좋아합니다. 일차선에서 11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데 더 빨리 가라고 뒤에서 눈치 줄 때의 기분이 너무 안 좋기 때문이죠. '이렇게 빨리 가고 있는데 어떻게 더 빨리 가라는 거야?' 싶은 마음이 드는 거죠. 그런데 이차선으로 달리려면 일차선에서 빨리 달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렇게 빨리 가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물론 너무 느리게 가는 차가 앞에 있으면 추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차선으로 달리면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투자에서도 이차선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나는 돈을 벌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워하는 것은 마치 일차선을 달리는 차를 보며 부러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이차선을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너무 욕심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평생 동안 이어질 여러분의 현명한 투자 의사결정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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