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1/투자 [생각]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 과매수와 과매도, 소신파와 부화뇌동파

자본추적자 2021. 7. 15. 08:13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Andre Kostolany)는 18살이던 1920년대 후반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처음으로 증권 투자를 시작하면서 증권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이후 뛰어난 판단력과 확실한 소신으로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면서 투자의 대부가 되었다고 합니다.

늘 자신을 ‘순종 투자자’로 지칭하며 투자라는 ‘지적 모험’을 즐겨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자기 돈을 가지고 우량주에 투자하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고 한 몇 년간을 푹 자라.’ 라는 명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데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80년 투자인생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증권시장의 사이클을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여러 국면의 원형으로 설명하고, 이 원형을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라 칭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Chapter 9 증권심리학 요약)

 


코스톨라니의 달걀

 

나는 모든 투자 시장(주식, 채권, 원자재, 보석 등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장)의 장기 변동을 강세장과 약세장으로 구분한다. 강세장과 약세장은 각기 세 가지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조정국면

• 적응국면 혹은 동행국면

• 과장국면

 

상승 운동과 하강 운동의 여러 국면이 서로 교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형으로 그려 볼 수 있다. 이 원형을 나는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라고 칭한다. 예를 들어 1982년에서 1987년 8월까지의 강세장과, 그해 8월부터 10월까지의 약세장을 하나의 증권시장 사이클로 그려보면 다음 페이지의 그림과 같다.

 

 

A1 조정국면(거래량도 적고 주식 소유자의 수도 적다)
A2 동행국면(거래량과 주식 소유자의 수가 증가한다)
A3 과장국면(거래양은 폭증하고 주식 소유자의 수도 많아져 X에서 최대점을 이룬다)

B1 조정국면(거래량이 감소하고 주식 소유자의 수가 서서히 줄어든다)
B2 동행국면(거래량은 증가하나 주식 소유자의 수는 계속 줄어든다)
B3 과장국면(거래량은 폭증하나 주식 소유자의 수는 적어져 Y에서 최저점을 이룬다)

A1 국면과 B3 국면에서 매수한다. 
A2 국면에서는 기다리거나 가지고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한다. 
A3 국면과 B1 국면에서 매도한다. 
B2 국면에서는 기다리거나 현금을 보유한다.


Behavioral Mistakes and Biases in Investing / https://www.arrowinvestmentmanagement.com/arrow-blog/2019/8/7/behavioral-mistakes-and-biases-in-investing

 

1982년 원형의 가장 최저점, 즉 과장국면의 끝에서부터 시작하자. 시세는 이미 1년 이상 바닥을 기고 있었다. 이 심각한 위기 상황은 당시 비즈니스 위크>지의 표지에 '주식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바 있다. 기사의 내용인즉, 어느 누구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으며 금, 부동산, 유가물 등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논조였다. 이런 상황 설명이 다 틀렸다고는 할 수 없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지수는 두 자리를 오르내렸고, 사람들은 재산을 화폐절하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완전히 옳았다고도 볼 수 없었다. 증권거래소에서 절반의 진실은 이미 완전한 거짓인 것이다. 아무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에서는 하루에 5천만 주의 주식이 거래되었다. 이 말은 누군가가 그만큼의 주식을 팔았고 또 누군가는 그만큼의 주식을 샀다는 뜻이다. 증권거래소에서 매수와 매도는 동시에 일어난다. 그렇지 않으면 거래량이란 것도 없을 것이고 주가란 것도 없을 것이다.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거나 혹은 “아무도 팔려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은 주식 논평에서 가장 어리석은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이 불투명한 장세에서 5천만 주나 사갔단 말인가? 바로 소신파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경제 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그 시기에 덤핑가로 주식을 산다. 그러고 나면 이제부터 상승운동의 제1국면인 조정국면이 시작되는 것이다.

 

최하로 떨어진 주식 시세는 조정국면의 시기를 거치는 동안 적은 거래량 속에서 어느 정도 현실적이고 적정한 수준으로 수정된다. 이때에도 매수자는 아직 소신파 투자자들이다. 1982년 말부터 금융시장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돈이라는 요소가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편 고금리 정책이 성공하기 시작했으며, 금리 정책의 고삐를 늦추자 장기 금리가 내려갔다.

 

 

그 후 경제 · 정치 상황은 점점 회복되었다. 미국은 월남전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미 대사관 인질극의 상처에서 점차로 벗어나고 있었다. 미국은 다시 깨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국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2차 세계대전 중에 망명자로서 뉴욕에 거주했던 내가 보기에 미국은 단지 잠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레이건은 미국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고 미국인의 자신감을 회복시켰다. 이 시기에 시장은 제2국면인 적응국면 혹은 동행국면으로 넘어선다. 이 시기의 주가는 주변의 상황과 평행해서 조금씩 상승하며, 거래량도 이에 따라 늘어난다. 상황이 좋으면 주가는 올라가며, 상황이 나쁘면 주가는 다시 떨어진다.

 

The stock market undergoes a constant struggle between those with bullish outlooks that believe stocks will go up in price and bearish ones that are expecting stocks will go down. / citywire

 

1980년대 중반의 상황은 아주 긍정적이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진 것이다. 서구 사회를 에너지 위기로 몰고 간 OPEC의 힘은 약화되었다. 인플레이션율은 거의 0으로 떨어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폴 볼커 의장은 다시 금리를 내렸다. 이제 경제는 왕성한 성장률을 보였고, 법인세를 32퍼센트 낮춘 세제 개혁으로 기업 이익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1백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이러한 좋은 소식들과 함께 주식 시세는 상승했으며, 이는 다시 매수자를 자극했다. 제2국면인 동행국면 시기의 매수자를 나는 혼혈아'라고 부른다. 그들은 소신파 투자자와 부화뇌동파 투자자를 절반씩 닮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미 투자 경험이 있으며, 시세 상승을 알아낼 정도의 판단력을 가지고 있고 적시에 매수 신청을 낼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매수는 또다시 시세를 상승시킨다.

 

바로 이 세 번째 국면은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이 매수에 참여하는 시기이다.

 

제2국면의 단계는 외견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시장을 자동적으로 세 번째 국면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이 세 번째 국면은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이 매수에 참여하는 시기이다. 주가는 거래량이 늘면서 시간 단위로 상승하며, 시세와 고조된 분위기가 서로를 자극해 올라간 주가가 다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고조된 분위기는 다시 주가 상승을 일으킨다. 여기엔 별다른 의미가 없으며 오직 대중의 흥분만이 결정적인 요소이다.

 

“천체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측량할 수 있으나, 정신 나간 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정말 알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아주 열정적인 투자자였으나 런던 공황 때 재산을 몽땅 잃어버린 아이작 뉴턴 경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천체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측량할 수 있으나, 정신 나간 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정말 알 수 없다."

 

 

1987년 초에 시장은 제3국면인 과장국면으로 들어섰다. 약 2005 포인트까지 오른 주가지수와 5년 동안 이어진 매수세는 대규모의 일반대중을 증시로 끌어들였다. 1980년에서 1982년 사이에 주식을 바닥 가격에 팔고 돈을 유가물에 투자했던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이 이제 다시 주식시장에 끼어들려고 했다. 언론이 대규모의 주식 매입에 대해 보도하고 사교 모임에서 주식이 주된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가 되면, 그들은 이제 주식을 사야 된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들은 거기에 무조건 동행하고자 한다. 그들은 이미 올라갈 대로 올라간 주식을 사들이고, 눈에 띄지 않거나 저평가된 주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현재 유행하는 주식만 사는 것이다. 그럼 누가 이 부화뇌동하는 소심한 투자자들에게 기록적인 값으로 주식을 파는 것일까? 물론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을 때 미리 주식을 사놓은 소신파 투자자들이다.

 

 

과장국면은 오래갈 수 있으며, 주식 매입 역시 돈이라는 요소가 있는 한 계속된다. 그리고 소신파 투자자의 손에 있던 주식이 모두 부화뇌동파 투자자의 연약한 손으로 넘어가고 나면 이 국면은 끝이 난다. 그러면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수중에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과, 가진 것이라고는 신용으로 산 주식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은 이미 소신파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고 난 다음이다. 이제 부화뇌동파는 주식을 더 높은 가격에 사고자 하는 고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나타나 주지 않는다. 현금으로 돈방석 위에 올라앉은 소신파가 그 시세로 주식을 살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마저 부정적으로 돌아서면 파탄은 이미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Andre Kostolany)가 주는 교훈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할 것 같네요. 개인의 행태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여기에 바로 투자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쌀 때 사고 높을 때 판다' 누구나 알고 당연한 투자의 진리이지만 막상 칼같이 떨어지는 주가를 보고 있는 개인 중에 과연 몇 명이나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 있을까요? 코스톨라니가 남긴 교훈을 간직해 봅니다. 성투하시고 행복하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