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도 아내의 태도는 미적지근했다. 연애는 좋지만 결혼은 물음표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해야만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물었다.
"그게 뭔데?”
너무나 당연해서 어처구니가 없는 답변이 나왔다.
“행복하게 사는 거."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는 자신도 같은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행복하려고 결혼하자는 거라 덧붙였다. 그녀는 물었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불시에 일격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처럼 근본적인 질문을 해올줄은 몰랐다. 사실을 말하자면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고민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는 머뭇대다대답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그녀는 베란다 유리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치 먼 지평선을 넘어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실제로 보이는 건 유리문에 반사된 실내풍경뿐일 텐데.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동의할 수 없는 개념이었으나,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그를 돌아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다시 초점이 잡혔다.
“결혼한다면 한 팀이 되는 건데 자기도 내게 맞춰 노력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그는 냉큼 대답했다. 행복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못 한다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무엇보다 진심으로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녀와 결혼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맹세해?"
그녀가 재차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맹세해.”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한 줄 PICK,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역시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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