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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BOOK리뷰] #016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자본추적자 2021. 8. 8. 22:01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 윌리엄 번스타인 저


매매 타이밍market timing 을 잡는 것이나 대박 종목을 발굴하는 것Stock picking은 장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누구도 지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펀드의 투자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 '매매 타이밍'과 '종목 발굴'은 10% 미만인 반면, 자산배분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즉 자산배분 전략이 10배나 중요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은 다양한 자산군의 일관된 자산배분 전략에 있다.


금융의 역사와 투자자의 심리를 이해하자

 

투자를 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은 투자 상품과 관련 제도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투자의 역사와 투자자의 심리가 아닐까 싶다.

 

1630년대의 네덜란드 튤립 광기와 1720년의 미시시피 회사와 남해 회사의 거품이 묘사되어 있었다. 실제로 그런 일을 겪으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책을 읽은 지 10년 뒤 내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맥케이가 책에 써놓은 것과 너무도 비슷해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사람들이 붐비는 나스닥에서 "버블이요!"라고 자신 있게 외치기는 어렵다. 금융의 세계에서는 시장의 역사를 확실히 알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다.

 

금융 역사에서 버블 사례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네덜란드의 튤립 광기다. 남해 회사 버블은 천재 물리학자 뉴턴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사례로도 유명하다. 번스타인이 이 책을 쓰던 2000년 무렵에는 IT 버블이 한창이었다. 본문에서도 '새 시대 투자'라거나 '다우 36,000' 등 버블의 징조를 이야기한다. 책이 나온 2년 뒤 버블이 꺼지며 증시는 폭락했다. 2000년 초중반에 고점을 형성했던 미국 주가는 대형주(S&P 500) 지수가 46% 하락했고, 벤처와 첨단기술 관련 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나스닥Nasdaq 지수는 무려 75%가 하락했다. 당시 증시 거품을 이야기한 번스타인의 관찰은 적중했다. 이런 거품과 폭락의 사례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7년 고점 대비 2009년 초 주가는 S&P500(-56%), 나스닥(-54%) 모두 폭락했다. 이런 버블과 폭락의 역사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발생했고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버블과 폭락은 투자자의 심리와 관련이 깊다. 군중 심리와 최근성, 과신, 손실회피 성향 등 다양한 심리적 편향이 버블을 만들고 폭락의 깊이를 더한다. 투자 실패로 많은 투자자가 고통을 받지만 그로 인한 교훈을 늘 잊곤 한다. 이번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의 버블과 폭락, 투자자의 행태는 늘 반복된다. 투자자가 투자 심리와 금융의 역사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투자와 투자 공부는 젊어서 시작해서 평생 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최근에 추가로 깨달은 것이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는 두 개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우리가 은퇴 이후에 생활비로 써야 할 자금이다. 물론 중간에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포트폴리오는 상속인, 자선단체, 혹은 정부에 남겨주게 될 자금이다. (중략) 첫 번째 포트폴리오는 은퇴 후 생활비에 맞춰야 한다. 이것을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 Liability Matching Portfolio, LMP라고 하는데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중략) 투자는 심리 게임이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생활하면서 실행할 수 없는 최선의 전략보다 잘 실천할 수 있는 차선의 전략이 더 낫다. 은퇴 기간 동안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시장 하락에 대비하는 최고의 방법은 크고 든든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이다.


번스타인이 말하는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란 은퇴 후 생활비를 책임질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많은 투자자가 부자가 되기 위해 투자를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진짜 큰 부자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잘못된 금융 지식으로 투자에 실패하고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투자를 멀리한다. 투자와 도박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투자라고 생각하며 도박을 하고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투자 실패 가능성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이다.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는 은퇴 이후의 생활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이 은퇴 후 생활비를 준비하도록 국가에서는 다양한 세제 혜택과 제도를 통해 지원한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도 3층 노후 보장 제도를 운영 중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그것이다. 이중 퇴직연금 IRP와 개인연금의 경우 개인이 직접 가입해 운용할 수 있고, 은퇴 후 수령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장기간 가입해야 하는 강제 조건이 포함되어 있지만 다양한 세제 혜택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


안타깝게도 미국이나 호주 등의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연금 상품의 경우 원금 보장형 위주이고 제대로 분산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투자 환경도 많이 좋아져서 개인이 직접 ETF 등을 이용해 자산배분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번스타인이 말한 두 번째 포트폴리오는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해도 좋을 것이다. 첫 번째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소한의 생활비를 마련해두었으니 말이다.(정확한 표현은 '두었다면'이 맞겠다!) 국내에도 다양한 투자 방법이 있다. 주식 분야에는 가치투자, 성장주, 테마주, 차트 매매, 퀀트 등이 있다. 부동산 역시 빌라, 원룸, 아파트, 상가, 갭 투자, 월세 투자 등 투자 대상도 투자 방법도 다양하다. 이 밖에도 선물, 옵션 같은 파생상품이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더라도 번스타인이 말한 부채 매칭 포트폴리오를 '먼저' 만들어놓길 권한다. 투자 실패'나 '노후 빈곤'이라는 최악의 위험을 먼저 해결한 다음 각자의 방식대로 부귀영화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가 아닐까한다. (노후 빈곤: OECD 회원국 평균은 11.4%인 데 비해 한국 노인 빈곤율은 49.6%로 1위다.)


투자는 평생 공부해야 할 주제다. 나의 가장 큰 희망은 이 책이 투자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 열정을 당신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번스타인의 이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왜 투자를 평생 공부하라는 걸까?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은퇴하고 나면 목돈의 노후 자금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젊어서부터 '아주 잘' 준비했다면 말이다.) 문제는 이런 노후 자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금융이나 투자를 공부해보지 않은 이들은 금융 이해력*이 부족하다. (*금융 이해력: S&P가 발표한 2015년 세계 금융 이해력 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은 전 세계 143개국 가운데 가위로 나타났다. 미얀마가 23위, 몽골이 43위는 물론 가봉 67위, 우간다 76위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문맹보다 무섭다는 금융맹인 이들은 금융 사기꾼의 좋은 표적이다. 사기꾼이 좋아하는 3가지 요소를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목돈 보유', '금융 지식 부족', '단기 고수익 목표'가 그것이다. 금융 사기 사례는 끊임없이 나온다. 그 대상이 부동산, 주식, 파생상품, 가상화폐, 다단계 등으로 다양하게 바뀌지만 공통점은 비슷하다. 단기에 고수익을 약속한다. 투자 공부를 꾸준히 해왔거나 투자를 경험해봤다면 사기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금융 사기에 걸려들고 피해 금액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사회 초년생과 이야기해보면 모은 돈이 얼마 되지 않아 투자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나 금융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주식' 같은 단어에 기본적인 불신이 있다. '인플레이션에 의한 예금의 실질가치 감소'를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투자에서 몇 안 되는 공짜 점심이 '장기 투자'와 '자산배분 투자'다. 번스타인의 말을 이렇게 바꿔서 말해주고 싶다.


"투자와 투자 공부는 젊어서 시작해서 평생 해야 한다." (역자 후기)


한 줄 PICK, 

"투자와 투자 공부는 젊어서 시작해서 평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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