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1/투자 [생각]

게임스탑 사례와 공매도 (Long vs Short)

자본추적자 2021. 7. 22. 08:24

 

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님의 저서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틈틈이 반복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주요 내용 몇몇 뽑아서 포스팅하면서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공매도인데요, 공매도 규제와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관심이 큰 이슈이기도 합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공매도에 대한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 드립니다. 책에서는 공매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Long Position과 Short Position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게임스탑 사례를 통해 살펴본 공매도

 

투자의 자세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많은 공매도 Short 개념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얻었던 가장 값진 경험은 '공매도로 손실을 본 것'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공매도 규제와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공매도에 대한 관심은 큰데, 사실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공매도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대말인 롱 Long과 비교해보면 좋습니다.

 

Long vs. Short Position in Trading (What Is The Difference?) / https://learn.bybit.com


많은 분들이 '롱'은 매수를 의미하고 '숏'은 매도를 의미한다고 알고 있지만 매수·매도만으로 두 단어의 의미를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순서'거든요. 모든 투자의 성과는 얼마나 싸게 사서, 얼마나 비싸게 팔았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매도 가격에서 매수 가격을 뺀 금액이 손익이죠. 단순한 사실은 모든 투자에 적용됩니다.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내려면 항상 매수는 최대한 싸게 해야 하고 매도는 최대한 비싸게 해야 합니다.

 


롱이나 숏을 했을 때의 손익은 똑같이 '매도 가격 - 매수 가격'입니다. 투자를 하기 전에는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때 롱을 한다는 이야기는 '매수 가격을 먼저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매도 가격은 알 수 없는 변수로 남겨두는 것이죠. 그렇다면 반대로 숏을 한다는 이야기는 매도 가격을 먼저 결정하는 것이겠죠? 이처럼 롱과 숏의 가장 큰 차이는 매수냐, 매도냐가 아니라 '순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도 가격을 결정하려면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주식이 없으니까 팔 수가 없죠. 그러니 주식을 빌려야 합니다. 이렇게 주식을 빌리는 과정을 '대차'라고 합니다.

 

게임스탑이 이슈로 떠오른 계기는 시트론Citron이라는 기관에서 지금 게임스탑의 주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다시 20달러로 하락해야 한다는 콜을하면서부터 시작


2021년 미국 시장에서 일어난 가장 특이했던 현상 중 하나가 미국의 오프라인 게임 업체 '게임스탑Gamestop' 이슈입니다. 2021년 초, 게임스탑의 주가는 18.8달러였습니다. 오프라인 게임 업체이다 보니, 코로나19 피해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단기간에 2배나 상승합니다. 게임스탑이 이슈로 떠오른 계기는 시트론Citron이라는 기관에서 지금 게임스탑의 주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다시 20달러로 하락해야 한다는 콜을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베트Wallstreetbets라는 사이트에서"게임스탑의 주가를 올려서 시트론이 숏커버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자"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매우 특이한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대동단결'했고 이 주식의 주가는 장중 무려 50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물론 이후, 게임스탑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지만 특이하게도 게임스탑 때문에 시장 전체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헤지펀드도 상당한 손실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를 알려면 공매도의 손익 구조가 매수 즉, 롱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25 for trading options on CME Group futures


그렇다면 이제 롱과 숏의 손익 구조를 생각해봅시다. 롱의 경우 매수 가격은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손익은 매도 가격에 따라 결정됩니다(왼쪽 그래프). 반대로 숏은 매도 가격이 결정된 상황이며 매수 가격에 따라서 손익이 결정됩니다(오른쪽 그래프). 따라서 롱을 한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최대 손실은 투자한 금액이 되고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무한대가 되지만, 숏의 경우는 매도 가격이 먼저 결정됐기 때문에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됩니다. 숏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이익은 투자한 원금에 불과하지만 손실은 무한대가 되는 것이죠.

 

25 for trading options on CME Group futures


공매도로 인한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게임스탑 사태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관련 헤지펀드의 예상 손실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스탑을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의 손익을 생각해볼까요?

 

우선 매도 가격은 40달러로 정했습니다. 시트론의 예상대로 20달러까지 하락해주면 20달러에 숏커버를 하면 됩니다. 이 경우 손익은 이미 정해진 매도 가격인 40달러에서 매수 가격인 20달러를 뺀 20달러입니다. 그럼 500달러까지 상승하게 되는 경우 손익은 어떻게 될까요? 매도 가격은 40달러로 정해져 있는데 매수 가격은 500달러니, 손실은 460달러나 됩니다. 베팅한 규모(40달러)의 11배가 넘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손실 규모가 그 정도에서 멈춰준다면 다행이지만 주가가 더 오르면 손실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죠. 대표적인 헤지펀드 업체인 멜빈 Melvin이 입은 손실 규모는 약 72억 달러(약 8조 6000억 원)나 된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런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확정하려면 게임스탑 주식을 사야 합니다. 이렇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현상을 '숏 스퀴즈 Short squeeze'라고 합니다. 문제는 숏베팅을 했던 규모의 11배나 되는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2021년 1월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숏 스퀴즈 당한 헤지펀드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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