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Untangle the tangled] #11: 마이크론 실적이 의미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Untangle the tangled #11: 마이크론 실적이 의미, 황민성, 2023-03-29
> Untangle 시리즈의 마지막 에필로그. 반도체 사이클은 조만간 저점 통과 예상
> 수요는 코로나 보조금 등 의존형 성장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자생적 성장으로 변화
> 주식시장은 공급업계의 자발적인 감산 등 구조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
수요 전망은 3개월 전보다 하향 조정: 마이크론은 올해 디램 수요 성장(YoY)을 10%에서 5%로 하향하였습니다. 작년이 사상 초유의 제로 성장이었으니, 올해 5%의 성장은 최소한의 기저효과도 없다는 것입니다. 디램은 가격을 인하하면 DDR5 등 신규 제품의 수요가 기대되지만, 낸드는 가격 인하에 탑재량을 늘려가던 과거와 달리 수요의 가격 탄력성도 많이 줄었습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부터 서버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불안감은 쉽게 가시질 않습니다. IT 산업은 수요 예측이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까지 15% 수준의 감원을 단행하고 있지만, 다른 산업까지 대규모 해고가 전이된다면 IT 수요 전망은 더욱 하향될 수도 있습니다.
감산은 내가 좋자고 하는 것: 마이크론의 실적 악화의 원인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의 평가 손실도 있지만, 가동률이 줄어 발생한 비용도 있습니다. 감산도 공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산을 덜하면 그만큼 단위당 감가상각과 같은 고정비 부담도 커집니다. 때문에 감산을 해서 가격이 반등해도 삼성전자가 남 좋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투자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산은 내가 좋자고 하는 것입니다. 과거 대비 공급업체 간 기술과 원가 격차는 크게 줄었기에, 감산을 안 하면 모두가 괴롭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만업체들은 모두 100% 이상의 부채비율로 대만 은행들의 Credit line에 연명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 이 다릅니다. 투자가 줄고 개발 로드맵은 모두 지연되었으니, 감산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업체는 그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는 판단입니다.
메이저 사이클 이후에 남는 것: 되돌아보면 대규모 위기를 겪으며 우리는 당시에는 당연해 보이던 비용을 하나씩 제거하여 왔습니다. 예를 들어 주거비가 아무리 비싼 홍콩의 금융 업계에서도 더 이상 렌트비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메모리 업계에 자발적인 감산 공조가 성공적으로 위기를 줄여 나간다면, 이는 과거에 없던 상당히 중요한 변화가 될 것입니다. 물량 위주의 경쟁이라는 Legacy를 뒤로 하고, 기술 개발과 수익창출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지정학적 갈등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자본의 투입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다시 개선된다면 과거보다 더욱 큰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생산이 위축되는 것을 넘어 판매까지 지정학적 영향을 받는다면 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단기적인 반도체 산업의 전망은 암울합니다. 1분기 삼성은 반도체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적자냐 아니냐를 따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저희는 아마도 시장에서 가장 보수적인 반도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모두가 허리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당장 어려운 것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거시적인 더블딥을 우려하기보다, 한국의 반도체 업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시길 권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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