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3월 4주 차): 오직 영원한 이해관계만 있을 뿐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3월 4주 차): 오직 영원한 이해관계만 있을 뿐 / 서정훈 / 2026-03-23
현재 美 대통령은 이란에게 최후통첩을 해놓은 상태다. 우리나라 시각 기준 화요일 아침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단행하지 못할 경우 이란의 핵심 발전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말 사이 내놓았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이란의 군부는 중동 지역 내 미국 동맹국들이 보유한 에너지와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칫 국가 운영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격을 각자가 준비 중인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긴장이 극대화된 국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병존한다. 바로 미국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는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견지한다는 점과, 이란이 인도와 일본의 사례와 같이 개별 협상을 통한 해협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트럼프의 최후통첩은 이보다 하루 먼저 발표한 종전 요건과 비교했을 때 묘한 충돌이 있다. 앞서 그는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적 기반이 파괴되고, 이로 인해 중동 지역 내 동맹국의 안전이 확인된다면 미국의 목표는 달성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 국가 간의 군사적 격차를 고려할 시, 이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범주 내에 있을 것이다. 실제 이란의 군사적 역량은 이미 상당 부분 쇠퇴한 것으로 교차 검증되는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해당 조치가 유가 하락을 이끌지는 못한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소수의 기뢰와 몇 대의 드론, 그리고 몇 척의 선박만으로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상선들에게 막대한 기회비용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요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운송로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치부되었다. 그런데도 하루 만에 이 문제가 미국의 최후통첩 형태로 격상된 까닭은, 결국 유가 안정이 절실해진 트럼프의 입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에너지 자립도가 100%를 넘는 미국이지만, 글로벌 에너지 가격 연동 구조상 공급 충격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과 매한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정치적 수사(Rhetoric)를 동원하여 이란전의 승리를 선언할 수 있겠으나, 결국 본인의 이해관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가솔린 가격 하락을 통하여 국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이란 역시 장기전을 이끌어갈 만큼 여유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개전 이후 탄도 미사일 500발, 드론 2,000기 이상을 소모한 가운데, 최근 발사 빈도는 뚜렷이 감소하고 있으며, 해·공군은 사실상 전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잔존 기뢰와 소수의 지대함 미사일 덕분인데, 이 유일한 레버리지마저 자발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이다. 일본 선박에 대한 통행 촉진 의사를 밝히고, 인도에 BRICS 차원의 중재를 직접 요청하는 한편, 종전 조건으로는 '배상'과 재공격 불가에 대한 국제적 보장을 공개적으로 내걸었다. 전장에서 우위를 점한 측이 배상을 거론하지는 않는다. 이란은 싸우면서 동시에 출구의 가격표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장기전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현 국면의 구조적 하방 지지대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이 전면적 셀 오프 대신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일정 범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이 같은 상호 이해관계가 사실상의 풋옵션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채권시장이 유가발 인플레이션 경로를 반영하며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재차 프라이싱하기 시작한 흐름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압박 카드가 된다. 이란전의 '승리'가 금리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경우, 이는 트럼프가 가장 경계하는 정치적 시나리오와 직결된다. 조기 결단을 향한 시간의 압력은 군사적 국면이 아닌, 금융시장에서 먼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압력이 구체적 형태로 응축된 것이 48시간이라는 시한이며, 이는 이번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공산이 크다. 양측이 직면한 한계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 시한을 거치며 양측은 파국보다는 이해관계의 접점을 향해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호르무즈의 완전 개방과 전면적 종전 합의가 한 번에 도출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다 유력한 경로는, 이란이 비(非)교전국에 대해 해협의 통행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이에 상응하여 미국의 공격 강도가 점차 낮아지는 일종의 애매한 균형 상태다. 명확한 종전 선언 없이도 양측이 실질적으로 한 발씩 물러남으로써 시간을 확보하는 구도이며, 이는 양측 지도자 모두에게 체면을 보전할 여지를 남길 수 있다.
시장은 이러한 협상 여지가 확보되는 과정에서 단계적인 안도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전면적 종전이 아닌 만큼 탄력적 반등은 어렵겠으나, 파국 회피의 인식이 하방을 지지하는 구간이 될 수 있겠다. 보다 본격적인 안도 국면으로의 전환은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유조선의 수가 실제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한국·일본·인도 등 주요 수입국에 대한 선별적 통행만으로도 호르무즈 경유 물량의 약 4분의 3이 흐름을 재개할 수 있으며, 이는 유가에 내재된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걷어낼 규모다. 다만 이는 단기적 안도의 영역이다. 양측이 실리를 좇아 협상의 경로로 수렴하더라도, 이번 국면이 투자자들에 남기는 인식의 변화는 무시하기 어렵다.
호르무즈라는 단일 병목이 글로벌 원유 공급의 20%를 인질로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전으로 입증된 이상, 비축 수요가 이전보다 확대되고 가격 역시 사태 이전 수준보다 다소 높은 레벨에서 균형을 찾아갈 개연성이 있다. 이는 금리 경로에 유사한 함의를 남길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또한 이러한 비용 구조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가 민감도가 낮고 에너지 자립국인 미국에 기반을 둔 빅테크에 관심이 쏠릴 여지가 크다. AI 투자는 전쟁 와중에도 축소 논의가 부재한 유일한 성장 축이었으며, 오히려 분쟁 과정에서 활용 범주가 확대되는 양상까지 확인된 만큼, 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업체들에 대한 관심은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ㆍ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씨게이트
ㆍ 넥스트에라 에너지(신규), 마이크로소프트, 도쿄일렉트론, 시누크, 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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