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줄

[내돈내산 BOOK리뷰] #096 그해, 여름 손님

자본추적자 2023. 6. 18. 07:00

그해, 여름 손님 / 안드레 애치먼


‘우정’이라는 낱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사전에서 정의하는 우정은 생경하고 침잠 상태의 것이라 관심이 없었다. 그가 택시를 내린 순간부터 로마에서 작별 인사를 할 때까지 내가 원한 건 어쩌면 모든 인간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에게서 먼저 나와야만 했다. 그래야 이어서 내게서도 나올 수 있었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나는 잠시 멈추었다. 당신이 전부 다 기억한다면, 정말로 나와 같다면 내일 떠나기 전에, 택시문을 닫기 전에, 이미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 삶에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을 때, 장난으로도 좋고 나중에 불현듯 생각나서라도 좋아요,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테니까, 나를 돌아보고 얼굴을 보고 나를 당신의 이름으로 불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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