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4월 3주 차): 소음이 지나간 자리에는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4월 3주 차): 소음이 지나간 자리에는 / 서정훈 / 2026-04-13
주말 동안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휴전 회담은 결렬된 채 일단락됐다. 미국 측 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이란 측에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확답 부재가 'No deal'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 대표가 빈손으로 복귀하게 된 만큼, 금융시장의 실망감은 적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상기해야 할 것은 이것이 전쟁 재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복귀 전 기자회견에서 밴스 부통령은 협상장을 떠난다고 해서 즉각 공격에 나설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더불어 최종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겨져 있으며, 이란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대화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에 앞서 이란의 경제 제재 완화와 관련된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는 점이다. 이란 내부의 관계자는 서방 언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연계하여 이란의 동결 자산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를 공식 부인했으나, 이란 측에서 경제적 실리와 직결된 의제를 먼저 노출시켰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이념적 대립이 아니라 실리를 추구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훨씬 용이하게 접점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번 협상 결렬의 원인이 오직 핵 관련 이슈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나머지 세부 항목에서는 양측이 적지 않은 접점을 확인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협상장 밖에서는 양측의 행동이 결렬 서사와 상당히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란은 현재 해협을 완전 봉쇄하는 대신, 하루 약 12척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유료 통항 체제를 가동 중임이 드러났다. 같은 날 美 해군 구축함 2척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했으나, 이란의 군사적 대응은 없었다. 아직 전면 개방과는 거리가 있지만, 양측의 묵인하에 해협이 열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말간의 결렬이 심각한 수준의 위기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다시금 '선사시대 내러티브'를 소환했을 것이 틀림없다. 반대로 협상 결렬 후 나온 SNS 메시지는 핵 협상 이외의 부분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내용이 오히려 더 부각되기도 했다.
본래 핵 문제는 2015년 JCPOA 핵 합의 달성 당시에도 당사국 전체가 수년에 걸쳐 협상해야 했던 가장 난해한 의제다. 한 번의 회담으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더불어 이란이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고 마라톤 협상에 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회담을 단순 결렬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진지하지 않은 당사자가 그 규모의 자원을 투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2주 휴전 만료 시점인 4월 22일경까지 타임라인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안에서 추가 접촉의 여지는 충분하다. 금번 결과는 대화의 실패라기보다, 풀 수 있는 것은 풀어놓고 가장 어려운 숙제가 마지막에 남겨진 중간 과정으로 읽는 것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일 것이다.
여전히 양측이 협상을 완성해야 할 경제적 유인이 강력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왼쪽 꼬리 위험'에 해당하는 전면전 재개에 대해 너무 높은 확률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쨌든 중간선거 캠페인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미국 정부는 유가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필요하며, 이와 연계하여 시장 금리 하락까지 유도하려 할 것이다. 이란 역시 막강한 미국의 무력 앞에 무의미한 소모전을 이어가기보다는, 경제 정상화를 통한 국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미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긴밀해질수록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행동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은,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머물러야 할 강력한 유인이 된다.
따라서 주말간 이벤트를 토대로 너무 수세적인 대응을 고민하는 것은 실익이 적어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의 소음은 지속되겠지만, 점진적 해법 모색이 기본 시나리오로 유지되는 한 시장의 관심은 결국 펀더멘털로 복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펀더멘털은 현재 상당히 견조하다. 전쟁이라는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P500의 12개월 선행 EPS의 최근 3개월간 변동률은 8.2% 상향 조정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모멘텀을 나타냈다. 오히려 유가 급등과 공급망 혼란이 부재했다면 상향 폭은 더 컸을 여지도 있다.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매크로 역풍 속에서도 유지되고 있다면, 금주부터 본격화되는 실적 시즌에서 그 자신감이 재확인될 확률은 높다.
현재 주요 인덱스가 200일 이동 평균선을 막 회복한 시점인 만큼, 견조한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주가 반응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구간이다. 과거 패턴을 살펴보면, 200일 선 수복 이후 평균적인 흐름은 긍정적인 경우가 많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여타 심리·기술적 지표나 밸류에이션 레벨 모두 부담이 크지 않으며, 강력한 이익 성장에 비추어 보면 중장기 관점에서 적극 매수를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이 다수 존재한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AI 인프라 관련주들이다. 삼성전자의 금번 실적에서 입증되었듯 AI 관련 투자 수요는 지속적으로 예상치를 웃돌고 있으며, 이는 메모리 이외의 분야에서도 병목 현상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앤트로픽의 ARR(연간 반복 매출)이 1년 만에 1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30배 급등한 사례는 AI 수요가 매크로 노이즈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성장 궤도 위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금주 예정된 TSMC 실적에서도 이 같은 폭발적 수요가 재확인될 공산이 크다. 선단 파운드리, 네트워킹, 전력 인프라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관련 종목군에 대한 관심 폭을 넓힐 필요가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 역시 AI 사용량 급증의 직접 수혜에 더해 OpenAI·앤트로픽의 주요 주주 지위에 따른 프리미엄 재평가 여지가 있다. 소음이 지나간 다음, 시장의 시선이 향할 곳은 결국 이 구조적 성장의 현장이 될 것이다.


ㆍ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씨게이트
ㆍ 루멘텀 홀딩스(신규), 메타(신규), 도쿄일렉트론, 강서동업, 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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