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카테고리1/투자 [생각]

INFLATION / 필립스곡선의 거북한 메커니즘

자본추적자 2021. 11. 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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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간과 자유를 찾아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을 추적하는 자본추적자, 자추입니다.


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 , 우르반 바허 , 마르코 헤르만 지음)의 '2부 누가, 왜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이용하는가?'에 나오는 내용 소개드립니다. 책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탄생과 역사,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 인플레이션과 부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INFLATION 필립스곡선의 거북한 메커니즘


독일의 경제정책은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독일뿐만이 아니었다. 1960년대 영미권 국가에서는 케인스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정책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대담한 실험정신으로 성공을 꿈꾸고 컴퓨터 신기술을 이용해 거대한 국민경제 모델을 제시하며 경제정책을 경영 문제로 강등시켰다. 

 

케인스주의를 지지했던 국민경제는 거대한 엔진이나 다름없었다. 우리는 엔진이 덜그럭거리면 기계 설계도를 보고 톱니바퀴에 윤활유를 공급하고 브이벨트를 갈아준다. 그러면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경제학자들은 엔지니어가 기계를 고치듯 경기침체와 경제위기를 다루려 했다. 이러한 사고를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로 표현한 것이 바로 '필립스곡선 Phillips Cure'이다. 필립스곡선에 의하면, 경제가 활성화되면 고용이 증가하고 수요가 부족하면 물가가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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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필립스곡선에서 주장하는 내용 중 상당히 거북한 메커니즘이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수입은 증가하지만 임금의 구매력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립스곡선의 논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물가가 상승하고 기업의 이윤이 증가해도 임금은 인상되지 않는다. 근로자들은 실질 임금이 감소한다는 사실, 즉 자신들이 받는 임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더 적어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고 실업률이 떨어진다. 필립스곡선에서 강조했던 인플레이션과 고용의 상관관계는 심심찮게 왜곡되곤 했는데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 전 독일 수상이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였다. “실업률 5퍼센트보다는 인플레이션 5퍼센트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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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곡선은 정치인들에게 '고용을 증가시키려면 인플레이션을 높여야 한다'는 잘못된 환상을 심어줬다. 필립스곡선의 설득력, 진실성, 해석을 두고 수십 권의 책에서 격렬한 논의가 벌어졌다. 당시 정치인들은 필립스곡선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초반 정치지도자들은 세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무기력한 상태로 있었다. 정치인들은 금융 위기와 유로 위기라는 이중 타격을 받고 무기력한 상태로 과거의 전철을 밟는 것보다 전문지식을 갖춘 경제 관료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 정책이 한층 더 매력적으로 여겨졌던 것은 주변 상황 덕이었다.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이 실제로 이행되는 것을 목격한 국민들은 경제학과 경제정책이 내린 축복을 한껏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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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무트 슈미트는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듯하다. 독일 연방경제부 수장이 슈미트에게 “장관님, 어제저녁 말씀하신 연설과 오늘 아침 신문에 난 기사는 잘못됐습니다!"라고 조언을 하자 슈미트는 “학문적으로 잘못됐다는 건 나도 압니다. 하지만 수만 명의 지역 광부들이 모인 선거 유세장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할 필요는 없습니다” 라며 역정을 냈다고 한다.

1960년대 세계 경제정책을 지배했던 정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라고 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장이 있다. 경제 이론은 전지전능해 보이는 신무기를 공급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을 맞바꾸려고 했다는 것이다. 1960년대는 경제 이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유용성만 따지던 시절이었다. 정치적 이용 가치만 좇다 보니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왔다. 초대형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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