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우리가 막 이 요양소에 왔을 때 기억들 하죠? 그때 모두 브로슈어들을 받았잖아요. 거기에 《레스토랑식의 훌륭한 식사》라는 광고가 있었어요. 매일 산책, 예술 교육, 발 마사지, 미용 서비스도 있었고요. 그런데 다이아몬드사로 주인이 바뀐 뒤로는……. 그러니까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이제 할 말을 할 때가 온 거예요.」
「노인 요양소에서 데모를 하자고?」 스티나가 깜짝 놀라 두 팔을 크게 벌린 채, 멜로드라마에서나 들을 수 있는 나른한 목소리로 제법 크게 소리쳤다. 그 바람에 손톱 다듬는 줄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작은 반란을 일으키는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메르타는 유난히 빨리 늙어 갔고 가정을 갖는 꿈은 자연히 포기해야 했다. 아이가 없다는 슬픔은 너무나 큰 것이었지만 메르타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슬픔과 고통을 숨기고 살았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웃는 얼굴 밑에 참으로 많은 것들을 숨기고 산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웃음에 얼마나 잘 속는가!
「그러니까, 엄마는 마침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한 거야! 엄마는 이전에는 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기가 아닌 남들의 마음에 들려고만 했지. 하나님을 믿어야 하고, 완벽한 아내와 엄마가 되기 위해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하며 그런 다음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세대에 속해 있었던 거지. 아빠는 그런 엄마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며 지냈는지 전혀 헤아리지 못했어!」
엠마의 이 말에 아들 안데르스도 전적으로 동의하며, 바지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여동생에게 말했다.
「맞아, 너도 알겠지만, 되돌아보면 아빠는 자기 생각만 하고 살았어. 이제 엄마는 잃어버린 자기만의 삶을 되찾으려고 하는 거야. 꼭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엄마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를 보니, 난 사실 좀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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