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제도가 좋은 것 같아. 서로를 계속 알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아. 서로가 서로를 계속 곁에 두고 싶다면 더 노력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 곁에 있는 게 당연하고, 무언가를 받거나 주는 것이 당연하고, 변함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그런 허울뿐인 약속을 현실적으로 보완해 주는 거라고 생각해. 사랑은 당연한 게 아니잖아. 세상엔 당연한 것이 없어. 그리고 사람이 계속 나이 들고 많은 변화를 겪는데 어떻게 사랑만 변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어? 사랑도 변해. 이 갱신제는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계속 상기시킬 수 있게 해 주잖아. 난 자기에게 당연한 사람이고 싶지 않아. 그리고 자기도 내게 당연한 사람이 아니고.”
“그래서…… 사랑이 변했어?”
“자기, 사랑이 변했다는 게 마음이 떠났다거나 그런 것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잖아. 뜨겁게 사랑하던 사랑의 색이 있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또 여러 가지 색으로 바뀌는 것 같아. 우리가 어떤 변화들을 겪느냐에 따라 또 사랑의 색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렇게 자기랑 같이 성장하면서 살고 싶어. 그리고 이 갱신제가 그 색을 더 풍성하고 다채롭게 해 줄 제도인 것 같아. 지난번 연우가 왔을 때도 이야기했지만, 어떤 제도나 계약으로 지켜져야 하는 게 사랑은 아닌 것 같아. 관계의 형태와 상관없이 사랑할 수 있어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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