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10월 3주 차): 단기 과열 구간에 나타난 트럼프
매수매도 추천은 아니며 기관의 투자논리를 엿보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삼성증권 [글로벌 주간 추천종목] (10월 3주 차): 단기 과열 구간에 나타난 트럼프 / 서정훈 / 2025-10-13
지난 6개월간 뉴욕 증시는 버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동안에도 신고가를 지속 경신해 왔다. 속등에 따른 부담은 명확했지만, AI라는 기술 변혁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큰 수익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욱 크게 자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빅테크들이 주도하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은 각종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부양했고, 그 때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상대강도지수(RSI)는 지난 금요일 직전까지 과열 기준선인 70을 넘어 80선마저 웃돌고 있었다. 2000년 이후 해당 수준의 과열은 단 다섯 차례만 경험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만큼 트럼프가 다시 나타난 시점은 여러 의미로 절묘했다.
S&P500의 P/E 또한 23배를 넘나들면서 전고점에 근접했던 시기였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것은 어쩌면 시간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이 와중에 그간 시장이 잊고 있던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다는 사실은 매도의 빌미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앞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강 대 강 대치 구도를 일찌감치 형성해 놓았다. 미·중 정상 간의 해빙 무드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했던 APEC(10. 27)은 이제부터 대중국 100% 관세 여부를 결정짓는 불확실한 이벤트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4월의 경험을 반추해 보면 양측 간의 합의점을 모색하고 최악의 국면을 회피하는 경로가 결국에는 설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1) APEC 회담까지 아직 시일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점, 2) 美 정부의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3) 3분기 실적 시즌 개막과 함께 10월 FOMC 회의 일정 또한 이 기간에 중첩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그간 완고했던 중국 측의 대응 방식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희토류 이슈를 먼저 꺼낸 것도 중국임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양측 정상회담을 단 한 번도 공식화한 적이 없기도 했다.
상기 여건들을 종합해 보면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Trade’를 염두에 두고 서둘러 ‘Buy the dips’에 나서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희토류가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간 시세를 분출했던 AI 칩 관련주들은 더 큰 변동성을 경험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이번에 언급한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 역시 칩 설계 프로그램을 목표로 했다는 시각이 현재 지배적이다. 마침 금주 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TSMC와 ASML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상태다. 현재 시장의 기류를 감안하면 이들이 내놓는 메시지를 투자자들은 보다 보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변동성을 활용한 트레이딩을 고민하기보다는, 보다 긴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다. 어쨌든 과열 구간에서 새로운 소음이 불거진 만큼, 시장에게는 이를 해석하고 소화하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무역 분쟁 재점화의 초기인 만큼, 미국과 중국의 설전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하겠다. 그러나 펀더멘털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만큼 정책 환경이 변하지 않는 이상, 주식 시장은 분명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월과 달리 미국 주식과 채권, 그리고 달러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부재한 점도 현시점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시장 내 핵심 모멘텀인 AI 수요 확대는 매크로 이슈와 무관한 구조적인 기술 변화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AI 관련주에 대한 버블 논란이 줄기차게 언급되고 있지만, 최소 빅테크 그룹의 경우 주가 상승이 뚜렷한 이익 성장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가시적 이익 성장은 물론 높은 마진율이 유지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밸류가 마냥 부담스럽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12개월 선행 P/E는 31배로, 작년 여름 고점 44배와 비교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직전 5년 평균인 39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현재 이 회사의 ROE는 80%, OPM은 70%에 이르고 있다.
최근 잇따른 AI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소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순환형 자금 조달의 전형이라며 폄하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부정적인 면만 부각한 결과로 본다. 현재 엔비디아가 가지는 공급자 우위 구도와 막강한 이익 창출 능력을 고려하면, 이들이 회계상 이익을 내는 데 급급해 순환 거래를 시도했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엔비디아의 자본력을 활용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많은 AI 개발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Lock-in되게 함으로써 중장기 이익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겠다. 많은 기업이 여기에 동참하고 싶어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할인이 아닌 프리미엄 요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큰 틀에서 여전히 AI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말까지 예정된 각종 이벤트를 통과하는 동안 점진적인 분할 접근을 검토해 볼 만하다. 3분기 동안 주요 매크로 지표가 강건했다는 점은 이번 실적 시즌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도 될 수 있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좋은 실적에도 주가 반응이 밋밋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시차를 두고라도 재평가될 것으로 본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업체들의 경우 AI 컴퓨팅 수요 급증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반면, 최근 반도체주와 비교해 주가 과열 부담이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ㆍ 엔비디아, TSMC ADR,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ㆍ 로빈후드 마켓츠,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라인메탈, 도쿄일렉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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