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BOOK리뷰] #019 51% 게임 손자병법

51% 게임 손자병법 / 김태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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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 어디 있으며, 또 돈을 걸지 않고 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우리는 늘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계속해서 무언가 결정해야 하는 도박사의 삶을 살고 있다.

“주식투자와 외환거래는 그 본질이 도박이며, 거기에 어설픈 거시경제학적 지식이 개입되는 순간 게임을 망친다고 했다. 수학자 켈리 주니어가 말한 것처럼, 어차피 돈을 걸어서 따면 투자요, 잃으면 도박인 것이다."

"하수는 합당한 근거 없이 '혹시나'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콜을 하기 때문에 적은 돈처럼 보여도 '도박'을 하는 것이고, 고수는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베팅을 하기 때문에 무모한 것처럼 보여도 '계산된 모험'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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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우리는 이처럼 아주 희박한 확률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그 크기를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고, 아주 높은 확률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그 크기를 훨씬 더 적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경향은, 특히 사람의 성격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게임 운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무모한 사람은 실낱같은 가능성에도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고, 소심한 사람은 확실한 찬스인데도 베팅을 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 역시 객관과 주관의 비대칭성에서 파생된 판단 착오의 일례이며, 우리가 자주 근거 없는 풍문이나 억측, 음모론 따위에 휩쓸리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필자는 변호사 일을 하면서 운이 좋게도 우리 사회의 논쟁적 이슈가 된 사건들을 많이 접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우리 사회에는 사실과 의견, 즉 객관과 주관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애써 그 경계를 허물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것에 관해서는 논자의 입장에 따라 평가와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사실' 자체는 하나일 수밖에 없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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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도, 우리의 인생도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개별 상황에서 수많은 질문에 부딪히고, 그 질문 뒤엔 반드시 선택을 해야만 한다. 물론 선택을 회피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선택을 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고, 많은 경우에 있어서 최악의 선택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귀에 못이 박히게 많이 듣는 말이지만, 이 선택을 얼마나 올바르게 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삶은 달라진다. 성공한 사람은 '그때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던' 자신의 빛나는 선택에 만족감을 느낄 것이고, 실패한 사람은 '그때 조금만 정신을 차렸어도…' 하는 아쉬움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됐건 과거는 돌이킬 수 없으며, 현재 자신의 모습은 과거에 행했던 수많은 선택과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올바른 선택과 의사결정은 포커의 승부를, 나아가 우리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너무나 중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내용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도, 훈련을 쌓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댈 곳은 단지 직관과 경험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내린 결정은 대부분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고, 설령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결국에는 그것 자체가 나쁜 습관이 되어 그 사람의 신세를 망치는 원인이 될 수가 있다.

포커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고, 대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엇인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수집된 정보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기준이다. 하수일수록 사실보다 의견을 앞세우고, 90%의 일상성보다 10%의 이변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사람은 결코 승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없다. 포커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만이 승리할 수 있는 판단의 게임이고 상식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포커 따위의 잡기나 다루는 책에서 주제넘게 사실이니 의견이니 하는 무거운 얘기들을 거론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우리의 관심은 눈앞의 포커판에서 돈을 따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포커판을 떠나도 우리의 게임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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