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BOOK리뷰 21

[내돈내산 BOOK리뷰] #021 디 아더 미세스(The Other Mrs.)

출판사 서평. 세 개의 시선과 단 두 개의 진실, 그리고 단 하나의 사건. 오랜 고민 끝에 이사를 결심한 세이디는 외딴 섬, 오래된 단독주택, 새로운 가족에게 적개심 가득한 앨리스의 딸 이모젠으로 인해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살고 있던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서 세이디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책을 다 보고 되돌아가 읽어 보면 달라보이는 윌의 대사의 의미. “당신 정말 대단해.” “당신은 완벽한 여자야.” 그는 내 유혹에 곧장 응하지는 않았다. 대신 빨개진 얼굴로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회의가 있어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안 돼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그를 설득했..

책 한줄 2021.09.12

[내돈내산 BOOK리뷰] #020 명상 살인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비로소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꼭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자유롭다. 이후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나는 자유의 구체적인 개념을 알게 되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굳이 하지 않는 자유를 맛보게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것 때문에 타인의 자유를 제한해야만 했다. 남의 목숨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세상을 구원하려고 이 명상 코스에 참여한 게 아니다.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다. 아주 고마워 죽겠군, 이 빌어먹을 자식아! 드라간은 할 말을 끝내고는 트렁크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키가 195센티미터에 몸무게는 100킬로그램이 넘었기에 폼을 구기..

책 한줄 2021.09.07

[내돈내산 BOOK리뷰] #019 51% 게임 손자병법

우리의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 어디 있으며, 또 돈을 걸지 않고 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우리는 늘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계속해서 무언가 결정해야 하는 도박사의 삶을 살고 있다. “주식투자와 외환거래는 그 본질이 도박이며, 거기에 어설픈 거시경제학적 지식이 개입되는 순간 게임을 망친다고 했다. 수학자 켈리 주니어가 말한 것처럼, 어차피 돈을 걸어서 따면 투자요, 잃으면 도박인 것이다." "하수는 합당한 근거 없이 '혹시나'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콜을 하기 때문에 적은 돈처럼 보여도 '도박'을 하는 것이고, 고수는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베팅을 하기 때문에 무모한 것처럼 보여도 '계산된 모험'을 하는 것이다." 어떻든 우리는 이처럼 아주 희박한 확률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그 크기를 훨씬 더 ..

책 한줄 2021.08.30

[내돈내산 BOOK리뷰] #018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히노에게 보이지 않는 곳, 히노가 눈치채지 못하는 곳에서 뭔가가 떨렸다. 그 순간 나는 행복했다. 쌓아 올려온 것이 조금이라도 우리 둘 사이에 있다면 기쁠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그러면 감각의 범위가 조금 넓어진다. 그 느낌을 즐겼다. 태양의 온기, 잔디 냄새. 옆 사람의 호흡까지 느껴질 듯했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 눈을 떴다. 옆에서 그 애가 긴 머리를 붙들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 속에 뭔가 말하려 했다. 연애를 거짓으로 할 수 없게 된 나 자신을 깨달았다. "널 좋아해도 될까.” 그렇게 물었을 때는 이미 바람이 그쳐 있었다. 지금을 다 말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지금 이 순간을 생각했다. 그래. 좋아하는구나. 말로 하고는 실감했다. 나는 너를... 히노가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나를 돌아봤다. "안돼...

책 한줄 2021.08.22

[내돈내산 BOOK리뷰] #017 불안한 사람들

“꼭대기 층에 있는 인질인데요, 여기 하와이안 피자 좀 갖다 주세요.” 인질극은커녕 자전거 도둑도 없는 조용하고 작은 도시의 새해 이틀 전날.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6천5백 크로나를 요구한다. 65만 크로나도 아닌 6천5백 크로나? 애석하게도 그곳은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고, 경찰이 출동하자 당황한 강도는 얼떨결에 옆 아파트 오픈하우스로 들어가는데… 겁 많은 은행 강도와 한마디도 지지 않는 인질들의 하루는 어떻게 끝날까? (출판사 책 소개) “이것 보세요, 이기지 못하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어요. 어쩌다 보니 저절로 중역 회의실 상석에 앉은 사람은 없다고요." 심리 상담사는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원래 질문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겨야 돈을 많이 벌 수..

책 한줄 2021.08.16

[내돈내산 BOOK리뷰] #016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매매 타이밍market timing 을 잡는 것이나 대박 종목을 발굴하는 것Stock picking은 장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누구도 지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펀드의 투자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 '매매 타이밍'과 '종목 발굴'은 10% 미만인 반면, 자산배분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즉 자산배분 전략이 10배나 중요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은 다양한 자산군의 일관된 자산배분 전략에 있다. 금융의 역사와 투자자의 심리를 이해하자 투자를 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은 투자 상품과 관련 제도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투자의 역사와 투자자의 심리가 아닐까 싶다. 1630년대의 네덜란드 튤립 광기와 1720년의 미시시피 회사와 남해 회사의 거품이 묘사되어 있었다. 실제로..

책 한줄 2021.08.08

[내돈내산 BOOK리뷰] #015 주식시장을 이기는 큰 비밀

그러나 여기서 그러면 답은 나왔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면 되는 거 아냐? 라고 단정짓기 전에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아버지인 벤저민 그레이엄을 한 번 더 만나보자. 2장에서 안전마진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레이엄을 언급했다. 주가 움직임에 대해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한다. “주가가 널뛰기를 할 때 자기 자신을 감정적인 미스터 마켓의 사업 파트너라고 상상해보라." 미스터 마켓의 기분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매일 특정 가격에 우리가 보유한 지분을 사거나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겠다고 제안한다. 미스터 마켓은 기분이 좋을 때는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이런 날에는 우리 지분을 미스터 마켓에게 파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실제 가..

책 한줄 2021.07.21

[내돈내산 BOOK리뷰] #014 완전한 행복

뜻밖에도 아내의 태도는 미적지근했다. 연애는 좋지만 결혼은 물음표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해야만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물었다. "그게 뭔데?” 너무나 당연해서 어처구니가 없는 답변이 나왔다. “행복하게 사는 거."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는 자신도 같은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행복하려고 결혼하자는 거라 덧붙였다. 그녀는 물었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불시에 일격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처럼 근본적인 질문을 해올줄은 몰랐다. 사실을 말하자면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고민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는 머뭇대다대답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

책 한줄 2021.07.20

[내돈내산 BOOK리뷰] #013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주식시장의 대가가 되기 위한 두 가지 수단 대단원은 지금부터다. 내가 이 장을 믿기 어려울 거라고 말했던 걸 기억하는가? 단지 두 가지의 간단한 수단만 이용하면 당신이 정말 주식시장의 대가가 될 수 있다고 했던 말도 기억하는가? 음, 믿으시라. 당신은 이제 주식시장의 대가다. 어떻게? 다음 장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만약 좋은 회사(높은 자본수익률을 가진 회사)를 사고 이러한 회사를 염가(높은 이익수익률을 주는 가격)에 사는 자세만 견지한다면, 당신은 미친 미스터 마켓이 말 그대로 거저 주려고 마음먹은 좋은 회사들을 체계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최고의 투자 전문가들(내가 아는 가장 명석한 전문가를 포함한)을 보기 좋게 이기는 투자 수익률을 성취할 수 있다. 당신은 일류 전문가들이 거두는..

책 한줄 2021.07.17

[내돈내산 BOOK리뷰] #012 부의 인문학

거인의 어깨 위에 서면 돈의 길이 보인다. 대다수 사람들이 간단한 원리조차도 모른 채 행동한다. 부동산을 사고팔고, 주식을 사고파는 오늘의 이야기가 수십, 수백 년 전 경제학자, 철학자의 연구 속에 이미 다 나와 있는데 말이다. 몇 년 간의 고생 끝에, 돈과 시간을 낭비한 끝에 깨달은 결론이 이미 경제학자들의 책에 나온 몇 줄 조언에 불과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면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짓을 했는지 깨닫고 후회하지 않겠는가! 원리도 모른 채 열심히만 하면 빨리 망할 뿐이다. 당장 올 하반기 부동산 전망이 어떨지,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돈이 될지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돈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통찰이 없다면 성공은 우연일 뿐 절대 반복되지 않는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

책 한줄 2021.07.14

[내돈내산 BOOK리뷰] #011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나는 돈에 대한 욕구를 토대로 형성된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옳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사기다. 그러나 너무도 바람직한 사기라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는 한마디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크기는 하지만 공평하게 나누어지지 않은 케이크(자본주의)와 작지만 공평하게 나눠진 케이크(사회주의). 그러나 공평하게 나눠진 케이크의 각 조각이 커다란 케이크의 가장 작은 조각보다도 작다면 당신은 어느 체제를 선택하겠는가? 그 선택은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이 세계가 선택한 것은 큰 케이크였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인간의 본성에 보다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주의 역시 돈에 대한 욕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46년에 나는 헝가리 ..

책 한줄 2021.07.06

[내돈내산 BOOK리뷰] #010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기하급수적 성장이 필요한 이유 제 주변에는 전문 투자자가 되기로 결정한 분이 많습니다. 그 분들 중 한 분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선형적Linear, 즉 일정한 성장이 아니라 기하급수적Exponential인 성장이 필요한데, 그러한 성장을 이뤄내려면 사업 또는 투자밖에는 길이 없다는 것이었죠.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시대의 젊은 투자자들이 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추구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그 방법 외에는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너무 상승해버린 자산 가격들을 보면서 선형적인 성장을 해서는 답이 없다는 거죠. 이는 너무 안타깝게도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이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기하급수적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의 가치가 커지는 이유도 그런 의미에서 찾을 ..

책 한줄 2021.07.04

[내돈내산 BOOK리뷰] #009 라오어의 미국주식 무한매수법

① 만약 분할매수를 해야 한다면 몇 번을 쪼개야 하는가? → 원금을 40회로 쪼갠다. ② 그리고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 것인가? → 1 회차당 최소 2주를 살 수 있는 3배 레버리지 ETF 상품을 고른다. ③ 최종적으로 언제 매도해야 하는 것인가? → 평단가를 기준 삼아 매일 0.5회~1회를 매수하고, 매일 매도를 건다. 앞서 필자는 무한매수법으로 연평균 20~3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간단한데 엄청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니! 아마 당신은 필자를 사기꾼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한번 무한매수법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당신은 '평생 주식하는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 변동성이 큰 종목일수록 코스트 에버리징에 의해 평균 매수단가 또 한 더 크게 변하는 특성이..

책 한줄 2021.06.28

[내돈내산 BOOK리뷰] #008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하지만 릴리는 보안을 위해 자신이 고안한 새로운 형태의 알파벳을 사용했고 일부러 데이터 파일 대신 수기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문자는 우리가 마을에서 사용했던 문자이기도 했다. 나는 어렵지 않게 릴리의 기록을 해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릴리가 지구에서 사라지기 전 남겼던 마지막 기록이자, 혼란과 고통에 관한 기록이었다. 릴리는 오랫동안 자신의 삶을 증오한 것으로 보인다. 릴리에게는 나와 같은 질환, 얼굴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 흉측한 얼룩을 남기는 유전병이 있었다. 마을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릴리의 얼룩이 특별한 정보 값을 갖지 않는 하나의 특성일 뿐이었지만 지구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릴리를 마음껏 멸시하고 혐오할 수 있는 하나의 낙인이었다. 나는 말했어. 당신의 마지막 연인을 위해 당신이 할 ..

책 한줄 2021.06.03

[내돈내산 BOOK리뷰] #007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간의 신은 그림자와 기억이 담긴 병을 셋째에게 건네면서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의 그림자가 대신 깨어 있도록 해주어라." 지혜로운 셋째였지만, 스승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자고 있을 때도 생각하고 느끼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어떻게 이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 "그림자가 밤새 대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은 둘째처럼 연약한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첫째처럼 경솔한 이들이 잊지 말았어야 할 것들은 이튿날 아침이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이야기를 마친 시간의 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비로소 끝나감을 느꼈습니다. 열어져 가는 그의 스승을 바라보며 셋째가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가르침을 더 주십시오, 스승님..

책 한줄 2021.05.30

[내돈내산 BOOK리뷰] #006 달까지 가자

나는 내가 은상 언니의 휴대폰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솔직히 보고 싶었다. 대체 그 휴대폰 안에 있는 게 뭐기에 천하의 강은상에게 그토록 밝은 미소를 짓게 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지송이가 너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바 람에 더 묻지는 못했다. 은상 언니가 지송이에게 눈을 흘겼다. "싫으면 말아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더니." 나는 아니었다. 나는 알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싶지 않기도 했다.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다. 만약 언니가 해외토픽 기사에 나온 미국의 십대나 운 좋은 개발자처럼 백만장자가 된다면, 평가 등급의 I와 M, 연봉 인상률의 2%와 3%의 차이 같은 것에 대해 더는 연연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내가 알게 된다면, 그 뒤에 내게 찾아올 욕망이 조금은 두려웠기..

책 한줄 2021.05.27

[내돈내산 BOOK리뷰] #005 순수꼰대비판

확신의 신념이 초래하는 불확실성에 관한 확신. 확신이 곧 확실은 아니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현명하지 않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유능하지 않다. 그 제로베이스를 포용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가능성도 열리지 않는다. 그저 자기 신념 안에 갇힐 뿐이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자기 신념에 대한 확신으로만 그득한 당신과 나의 이야기다. 성인이 된 이후로 나는 가끔씩 머리를 길러 묶곤 했었다. 교직 시절에는 누가 규제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당연히 이 머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해에 머리를 묶고서 출근하는 음악 교생이 나타났다. 저게 도대체 정신머리가 있는 놈인가 싶은 속 좁은 성토. 그런데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예전에는 스스로 긍정했던 가치였건만, 그 ..

책 한줄 2021.05.20

[내돈내산 BOOK리뷰] #004 공산당선언

그리고 마침내 현대적 대의제 국가에서 그들은 대규모 산업과 세계 시장이 갖추어진 이래 배타적인 정치적 지배권을 쟁취했다. 현대의 국가 권력은 전체 부르주아지의 공동 사업을 관장하는 위원회에 불과하다. 부르주아지는 역사적으로 매우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배권을 얻은 부르주아지는 봉건적, 가부장제적인 그리고 목가적인 관계들을 모두 파괴했다. 그들은 타고난 상전들에게 사람들을 묶어놓던 갖가지 색깔의 봉건적 끈들을 가차 없이 끊어버렸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적나라한 이해관계, 무정한 '현금 지불' 외에 다른 어떤 끈도 남겨두지 않았다. 그들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오는 경건한 광신, 기사의 열광, 속물적 애상의 성스러운 전율을 이기적 타산이라는 얼음같이 차가운 물속에 익사시켰다. 부르주아지는 개인의 존엄을 교..

책 한줄 2021.05.17

[내돈내산 BOOK리뷰] #003 열한 계단

당신이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삶을 살기를. "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남긴 말이다. 그는 잔인하게 덧붙인다. "그렇기에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 모른다." 불편한 책을 읽는 사람. 불편한 세계를 선택하고, 그 불편함을 극복해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세계는 아주 넓고 오래되었으며, 그래서 신비하기 때..

책 한줄 2021.05.12

[내돈내산 BOOK리뷰] #002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는 이미 240 년 전에 "국민의 대부분이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데 그 나라가 부유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부론」의 원제는 '국민들의 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다. 즉, 국민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현실은 아담 스미스가 그린 세상과는 다른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상위 몇 프로의 사람들만 부를 축적하게 되는 빈익빈 부익부의 시스템이 몹시 견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분명 부의 생산엔진이다. 계속해서 부를 생산하고 그것을 위해 사회를 재편성하거나 조직한다. 그런데 그 혜택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부일까? 무엇을 위한 부일까? 소시민 현수 씨는 정말 궁금하다. 도대체 이 ..

책 한줄 2021.05.06

[내돈내산 BOOK리뷰] #001 시민의 교양

주위를 둘러보았다. 카페 안에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과 종업원들과 지점장 정도 되어 보이는 말쑥한 남자가 있었다. "집에 있지 않을까요?" "그게 핵심입니다. 생산수단에 고용된 노동자는 자신의 삶을 노동하는 데 사용하지만,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는 노동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자신의 삶을 찾게 되는 거죠." 비서실장이 반문했다. "노동에서도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럼 평생 노동만 하다 죽든가." "초면에 무슨 말을 그렇게···."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강조는 사회 구성원들이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가 있고, 이로 인해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래서 노동의 대가로 최소한의 삶만을 겨우 유지하는 사람들..

책 한줄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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